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0대 돌풍 때문이다.
13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1997년생 동갑내기인 브룩 헨더슨(캐나다·사진)과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나란히 6언더파 278타 공동 선두를 기록, 연장전을 벌였다. 연장 첫 홀에서 헨더슨이 버디로 이기면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주인공이 됐다. 헨더슨은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리디아 고와 세계랭킹 1위를 주고받던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3위로 끌어내리고 지난 주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이제 여자프로골프는 10대 선수들이 세계랭킹 1, 2위에 올라 호령하고 있다.
LPGA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인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 10년차 전후 선수들의 활약이 만만치 않았다. 박인비는 지난해 3차례나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고, 루이스는 무려 6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하며 투어를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들이 부진하자, 빈자리를 어린 선수들이 채우고 있다.
21세인 김효주가 시즌 첫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을, 2월에는 동갑내기인 렉시 톰슨(미국)이 혼다 LPGA 타일랜드을 석권했다. 갓 20세가 된 호주교포 이민지는 4월 롯데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챔피언 연소화’에 가세했다. 지난 달 3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른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은 김효주, 톰슨과 동갑내기다. 16개 대회를 마친 올해 LPGA 투어 챔피언 가운데 25세를 넘긴 선수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9·노르웨이) 뿐이다.
1997년 9월생인 헨더슨은 리디아 고보다 4개월 어리다. 어릴 적 아이스하키를 하던 헨더슨은 골리(골키퍼)로 재능을 보이기도 했지만 골프에서 곧바로 천재성을 드러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 14세9개월3일로 캐나다 여자프로 대회에서 우승하며 남녀 통틀어 프로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15세 때인 2013년 학기말 시험을 끝낸 지 일주일 만에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컷을 통과했다. 2014년 9월 여자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프로전향을 선언한 그는 만 18세가 되기 전에는 회원이 될 수 없다는 LPGA 투어 규약에 따라 지난해 8월 월요예선을 거쳐 출전한 LPGA 투어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엔 15개 대회 중 10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친언니가 캐디를 해주는 그는 162㎝의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48인치나 되는 긴 드라이버로 267야드(12위)를 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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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3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