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단기선교 시즌이 시작됐다. 크리스천들은 1∼2주 정도의 여행을 통해 선교현장을 방문하고 선교사역에 동참하면서 큰 도전을 받는다. ‘보내는 선교사’가 아닌 ‘파송 선교사’로서 경험을 하는 것이어서 단기선교는 매우 중요하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지 않거나 필요에 대한 파악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활동하는 것은 선교가 아닐 수 있다. 전염병과 자연재해, 테러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매년 한국교회에서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인원은 1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참여 인원은 증가하고 있지만 교회의 단기선교 프로그램은 여전히 중복되거나 제한적이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현장 중심, 선교지 상황에 맞게=미션파트너스(대표 한철호 선교사) 산하 21세기단기선교위원회는 최근 ‘2016년 21세기단기선교위원회 아시아포럼 선언문’을 발표하고 “한국교회의 단기선교는 현장 중심이어야 하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단기선교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인도에서 활동 중인 박모 선교사는 “단기선교는 지역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슬람권 지역에서는 무언가를 하겠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사역을 하려면 언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기초가 바로 언어 준비”라고 말했다.
김진영 베트남 선교사는 프로그램 개발, 현장 선교사와의 협력을 주문했다. 그는 “단기선교 프로그램이 대부분 비슷하다. 사역 의지는 강한데 결국 드라마와 마임만 한다”며 “어떤 팀들은 화려하게 공연하면서 사진과 비디오 찍으면 대단한 사역을 하고 돌아가는 것처럼 착각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배우고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지인들이 스스로 무엇을 받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단기팀과 현장 선교사가 함께 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장 선교사들이 현지 가이드로 전락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일부 단체와 교회들이 선교사와 협조하지 않고 단독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위기 상황을 초래하거나 현지 문화를 해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백석대 장훈태(선교학) 교수는 “교회는 단기선교 출발에 앞서 성경적 선교 이론과 문화, 역사를 참가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며 “현지에서 선교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복음전파를 위해 연합정신을 발휘하라”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효과적 단기선교를 위해 ‘예의를 지킬 것’ ‘조용하게 움직일 것’ ‘떼 지어 다니지 말 것’ ‘인원은 5∼10명 미만으로 할 것’ 등을 주문했다.
◇위기상황에 대비해야=지난해에는 메르스와 홍콩독감 등이 유행했다.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가 중남미를 넘어 동남아로 확산 중이다. 단기선교 지역이 동남아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감염되며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최선이며 방충망이나 모기장 사용은 필수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팔 상의와 긴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할 경우, 허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노출된 피부나 옷에 엷게 바르되 눈이나 입, 상처부위 사용은 피한다. 지카 바이러스 발생 국가 정보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cdc.kr)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travelinfo.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중국의 북한 접경 지역이나 필리핀을 방문할 땐 특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라마단 기간(7월 5일까지)에 미국이나 유럽 지역을 향한 테러 주의보도 나왔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사장 김록권)은 단기팀 운용 지침으로 ‘3∼4명 단위로 조를 편성해 이동하되 단독행동이나 이탈을 자제할 것’ ‘생활무전기 등 다중연락망을 준비할 것’ ‘현지 문화 이해 부족으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역 리서치를 철저히 할 것’ ‘경찰서 등 현지 억류 시엔 영사 지원을 요청할 것’ 등을 제안했다.
김진대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항상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외교부가 제공하는 여행자 사전등록제를 활용하고, 해외안전여행(0404.go.kr)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선교 현장 눈높이 맞추고 안전 준비 철저히
입력 2016-06-13 17:42 수정 2016-06-13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