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김성수(40)·서미란(35)씨는 주말마다 ‘맛 기행’에 나선다. 지난 주말(11일) 아침에는 완도톳된장국으로 ‘불금’의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냈고, 점심에는 안동 찜닭을 즐겼다. 저녁에는 강원도 홍천의 별미인 곤드레밥을 먹었다.
아침은 전남 완도, 점심은 경북 안동에서, 저녁은 강원 홍천의 맛집에 어떻게 간걸까. 서씨는 “주말 맛 기행을 위해 금요일 저녁에 마트와 집 앞 편의점에 들렀을 뿐”이라고 했다.
집밥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유통업계와 식품업계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집에서 편하게 각 지역의 별미를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로 최근 내놓은 ‘안동인 안동 찜닭’(1013g·1만5800원)은 경북 안동 구시장의 명물 맛집의 찜닭을 그대로 되살렸다. 유황을 먹여 키운 닭과 인삼·황기 등 9가지 한약재를 넣어 맛을 낸 ‘특제 간장소스’로 조리했다. 롯데슈퍼도 자체브랜드로 청정해역인 전남 완도의 특산품을 이용한 ‘구수한 톳된장국’(1990원)과 ‘시원한 전복미역국’(2990원)을 출시했다. 1인분씩 소포장으로 돼 있어 간단히 먹기 좋다. 미니스톱은 지역 별미를 담은 ‘도시락 팔도명물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The푸짐한 전주식비빔밥’(3500원), ‘언양식바싹불고기도시락’(3900원) ‘남도식떡갈비도시락’(4000원) 등이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강원도 춘천의 별미로 인기 높은 ‘춘천식 닭갈비’(500g·6000원대)를 선보였다. 볶음밥용 소스가 들어있어 춘천 닭갈비를 사먹을 때의 즐거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물을 활용한 가정간편식을 찾는 이들도 많다. CJ제일제당이 강원도 정선과 홍천 지역의 곤드레나물로 만든 ‘비비고 곤드레나물밥’과 충남 부여의 취나물로 만든 ‘비비고 취나물밥’은 지난해 7월에 선보인 이후 출시 6개월 만에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풀무원의 국내산 생나물을 넣은 ‘산채나물 비빔밥’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주유채나물을 비롯해 도라지 참나물 취나물 무청시래기 등 5가지 국내산 생나물을 넣어 만들었다. 참기름과 고추장이 따로 들어 있어 입맛에 맞게 즐길 수 있다. 대상㈜ 청정원의 ‘밥물이 다르다’의 냉동 나물밥 ‘녹차 곤드레나물밥’, ‘둥글레 취나물밥’, ‘메밀 무청나물밥’도 정성스레 우려낸 찻물과 나물이 조화를 이루며 나물 고유의 풍미와 향을 느낄 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이마트 피코크도 말린 시래기, 건취나물, 건곤드레를 사용하여 나물의 향과 맛을 풍부하게 살린 ‘3가지 나물 오곡밥’을 선보이고 있다.
NS홈쇼핑의 온라인 쇼핑몰 NS몰의 ‘힐링메뉴’는 무농약엽채소재배농장에서 재배한 채소와 태백영농조합법인을 통해 해발 1000m 이상의 야산에서 공수 받은 나물을 사용한 나물모음 반찬이다. 볶음나물 19종과 무침나물 16종이 나온다.
손쉽게 집밥을 즐길 수 있어 가정간편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순수한 집밥을 고집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조미료 등 식품첨가물과 짠맛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풀무원 식품이 최근 소비자 패널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93%가 가정간편식을 즐긴다고 응답했다. 가정간편식을 구입하지 않는 7%는 그 이유로 절반 이상(58%)이 ‘식품첨가물과 나트륨 함량이 높아서’라고 답했다. ‘원재료를 믿을 수 없다’는 응답도 13%나 됐다.
풀무원식품 ‘찬마루’ 구현정 프로덕트매니저는 “연구소에서 나트륨 함량을 분석해본 결과 같은 종류의 반찬에서 나트륨이 배 이상 들어 있는 제품도 적지 않았다”면서 “가정간편식을 구입할 때는 원산지는 물론 영양성분표를 꼭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영양성분표는 1회 제공량의 열량 탄수화물 지방 콜레스테롤 당류 나트륨 등의 함유량과 함께 일일권장량에 대한 비율이 표시돼 있다. 가정간편식의 경우 영영성분 표시가 권장사항이어서 표기되지 않은 제품이 적지 않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전국 별미, 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긴다
입력 2016-06-13 18:45 수정 2016-06-15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