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설비지원 정규직 994명 분사 노조에 통보

현대중공업이 비핵심 사업의 분사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핵심 사업인 조선업에 집중하고 인건비를 절감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노동조합에 정규직 근로자 994명을 분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9일 보냈다. 분사 대상에는 보전, 동력, 장비, 시설공사 등 설비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포함됐다. 이 중 739명이 노조 조합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직원 고령화와 고임금 구조 때문에 이들 업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분사를 통해 설비지원 전문 자회사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10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분사 설명회를 개최하고 개인별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직 직원이 맡던 일부 업무의 외주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조선사업부에서 제작하던 곡블록 물량 일부는 지난달부터 협력업체에서 생산을 맡고 있다. 이 경우 자체 생산 대비 인건비가 20% 정도 감축된다. 상대적으로 인력 감축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측이 노조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노조 조합원을 포함해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사 대상에 포함된 조합원들이 협력업체 직원이 되면 임금과 복지 수준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하고 있다. 노조는 분사와 관련된 회사 측과의 면담을 거부하라는 조합원 행동지침을 내렸다. 이와 관련, 15일 울산 본사에서 분사와 외주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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