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278억 줬다는데 2106억 받았다? 롯데쇼핑·대홍기획 ‘수상한’ 거래

입력 2016-06-13 04:00
롯데그룹 내부 자산거래 과정에서 부외자금(비자금 등 장부 외 자금)을 형성한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과 대홍기획이 최근 4년간 82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상대 거래 내역을 각각 금융 당국에 신고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관계인 두 회사가 매출·매입 등으로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금액은 지난해에만 300억원 이상 불일치했다.

롯데그룹 비자금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는 대홍기획의 재경팀장 S씨를 12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대홍기획의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대홍기획과 대홍기획의 최대주주인 롯데쇼핑 간 불투명한 자금 거래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일치해야 할 롯데쇼핑의 매출과 대홍기획의 매입이 양측 장부에서 수백억원대 차이를 보이는 점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12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간 대홍기획에 1278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대홍기획은 같은 기간 롯데쇼핑으로부터 2106억원을 벌어들였다고 공시했다. 롯데쇼핑의 수익과 대홍기획의 비용 사이에서 828억원의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또한 롯데쇼핑이 대홍기획으로부터 얻었다는 매출 수익은 1066억원이었지만 대홍기획이 롯데쇼핑에 지출했다는 ‘매입 등’은 52억원에 불과했다. 반대로 대홍기획은 롯데쇼핑을 상대로 2012년 이후 매년 400억∼600억여원씩 총 2100억원이 넘는 ‘매출 등’ 수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때 롯데쇼핑이 대홍기획으로부터 사들였다는 ‘매입’ 금액은 0원이었다. 롯데쇼핑은 대신 ‘기타비용’으로 매년 400억∼600억여원씩 총 2352억원을 대홍기획에 지불했다고 공시했다.

금융 당국과 회계 업계는 대기업 계열의 특수관계자 간 매출·매입이 서로 일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본다. 법조계에서는 롯데그룹 광고물 제작·판매업을 도맡아온 대홍기획이 부외자금의 주요 터미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수사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는 힘들지만 계열사 간 거래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경원 노용택 황인호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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