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상임위원장이 12일 대부분 확정됐다. 13일 각 당의 의원총회를 거쳐 곧바로 열리는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식 선출된다. 야당이 별다른 잡음 없이 후보를 결정한 반면 새누리당은 막판까지 교통정리에 애를 먹었다.
3선 김현미, 첫 여성 예결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더민주 몫 8개 상임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엔 3선의 김현미 의원이 내정됐다. 김 의원이 본회의에서 최종 선출되면 헌정 사상 첫 여성 예결위원장이 된다. 예결특위는 정부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2012년 개정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의 예산안 자동부의 조항이 시행되면서 과거보다 위원장의 권한은 줄었지만 여소야대 구도라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평소 법인세 인상과 부자감세 철회, 현 정부 실세 특혜성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해 왔다. 문재인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이기도 하다. 윤리특별위원장은 백재현 의원이 맡기로 했다. 예결·윤리특위는 위원장이 1년씩 번갈아 맡는다.
새누리당에서 넘어온 외교통일위원장엔 외통위 간사를 한 심재권 의원이 내정됐다. 보건복지, 국토교통위는 각각 4선의 양승조, 조정식 의원이 맡는다. 지원자가 없어 ‘구인난’을 겪었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후보는 부산의 김영춘 의원으로 결정됐다. 여성가족위원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출신 남인순 의원이 내정됐다. 국민의당 몫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유성엽 의원,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장병완 의원이 맡게 됐다.
與 막판 교통정리 분주
새누리당에선 종일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전날 후보 등록 결과 단독 신청한 운영위(정진석) 국방위(김영우) 정보위(이철우)를 제외하고 5개 상임위에 14명이 몰렸다. 이들은 휴일에도 국회 의원회관에 나와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다.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들끼리 서로 ‘내가 당신을 찍을 테니 당신도 나를 찍어 달라’는 전화만 돌리고 있다”며 “이렇게 소모적인 경쟁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의원은 “표 대결로 가면 다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계파 청산을 선언해놓고 또다시 싸우자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하지만 경선은 피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후보들끼리 임기를 1년씩 쪼개 나눠 하는 식으로 타협을 봤다. 국회법상 상임위원의 임기는 2년이고, 상임위원장의 임기는 상임위원으로서의 임기와 같다고 돼 있다. 자리는 한정돼 있고 하려는 사람은 많다 보니 등장한 일종의 꼼수인 셈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은 권성동 여상규 의원이 1년씩 맡고 홍일표 의원이 후반기 2년을 담당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무위원장은 이진복 김용태 의원이 전반기에 나눠 하고 후반기는 김성태 의원이 맡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기획재정위원장도 4선의 조경태 의원과 이혜훈 의원이 1년씩 맡고 이종구 의원이 후반기를 책임지기로 했다. 정보위원장은 이철우 강석호 의원이, 국방위원장은 김영우 김학용 의원이 1년씩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 과정에서 김학용 의원이 막후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견조율이 난항을 겪은 건 의원들이 전반기 위원장을 선호해서다. 당 관계자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나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의원들이 많고 후반기엔 원 구성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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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상임위원장 1년씩 ‘쪼개 맡기’ 꼼수
입력 2016-06-12 17:54 수정 2016-06-13 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