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2012년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도 ‘마지못해’ 트럼프 지지 입장을 천명했는데 롬니는 가장 완강하게 트럼프 지지를 거부하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폐막한 공화당을 지지하는 정치·경제계 리더 모임 ‘아이디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인종주의, 여성혐오, 편협성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맹공격했다.
그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고 건국의 아버지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이 나라를 세운 가치를 사랑한다”면서 “공화당에서 이런 일(트럼프의 대선후보 결정)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자니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까지 했다.
롬니는 다음 달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제3당인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공화당 골수 지지자이자 ‘큰손’인 멕 휘트먼(59·여)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거론하며 그를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에 비유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복수의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최근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던 트럼프와 클린턴의 지지율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10일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은 46%인 데 반해 트럼프는 35%를 기록해 격차가 11% 포인트에 달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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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트럼프 대통령 되면 인종주의·여성혐오 일상 될 것”
입력 2016-06-12 17:58 수정 2016-06-12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