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거대 자동차 시장 중국, 미래도 삼킨다

입력 2016-06-13 04:02

중국 내 연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세계 최대 차 시장이 된 중국이 미래도 선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나아가 2035년에는 무인 자율주행차 판매량도 중국이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함께 최근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1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0만7380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작년 판매량은 11만3870대에 그쳤다. 중국이 연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한 해는 작년이 처음이다.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를 합친 기준이다.

누적 판매량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지 못했다. 현재까지 팔린 전기차를 모두 감안하면 미국이 40만4090대로 여전히 세계 1위고 중국은 31만2290대로 2위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누적 판매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제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간 판매량의 경우 2011년만 해도 미국이 2만1500대였지만 중국은 6500대에 불과했었다.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과 연비 효율화 규제를 강화하며 2025년까지 전기차 3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준의 1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해외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자국 기업이 생산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10만 위안(1800만원)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수요는 중국 기업을 통해 대부분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의 성장에 힘입어 55만130대를 기록했다. 전년의 32만3680대와 비교하면 70% 성장한 수치다. 누적 기준으로는 125만6900대로 사상 처음 100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한국은 지난해 새로 등록된 전기차가 2810대뿐이었다. 누적으로는 4330대로, 세계 전체의 0.3% 수준인 물량이다. 전기차 확산과 시장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기구 ‘전기차 이니셔티브(EVI)’에 소속된 16개국 가운데 14위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전기차를 구매할 때 혜택이 적고 충전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결과다.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전기차 충전시설은 113개로 EVI 회원국 중 15위다.

미래 차 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무인 자율주행차도 중국이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산업분석 및 컨설팅 전문업체 IH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무인차가 대량으로 달리는 지역이 되겠지만 20년 내 중국에서 무인차가 가장 많이 팔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5년 중국의 연간 무인차 판매량은 미국의 450만대를 크게 웃도는 5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IHS는 2025년 전 세계 연간 무인차 판매량이 60만대에 달하고 이후 10년간 연평균 43% 성장하면서 2035년 2100만대를 돌파한다고 관측했다. 20년 동안 세계에서 팔리는 무인차가 누적 7600만대 규모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은 2035년 일본과 합쳐서 무인차가 연간 120만대 팔릴 것이란 분석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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