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이 최근 만성적인 경기 부진으로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고용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고용을 꺼리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구직 단념자가 2년 만에 70%가량 급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과거 불황기와 최근 고용 현황 비교’ 보고서에서 “제조업 부문 인력부족률이 최근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제조업 분야 고용시장 수요가 금융위기 불황기보다 부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력부족률이란 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수요 지표로 이 수치 하락은 기업체에서 필요한 인력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위기 불황기인 2009년 전후 인력부족률을 보면 2008년 2.8%에서 2009년 1.9%로 줄었다가 1년 후인 2010년 3.1%로 반등하는 등 V자 형태를 보였다. 하지만 2014년 불황기 추세의 경우 인력부족률은 2013∼2015년 2.6%, 2.1%, 2.0%로 갈수록 줄었다. 업계는 “과거 불황기와 달리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기업체들이 불투명한 경제 여건에 따라 고용 인력을 줄이는 추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고용 형태의 질도 나빠지고 있고 취업을 아예 포기한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정규직 근로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세는 강화되고 있다. 정규직 임금근로자의 경우 증가율이 2013년 8월 4.0%에서 2015년 8월 2.7%로 하락했지만 비정규직 증가율은 같은 기간 2.1%에서 3.7%로 껑충 뛰었다.
취업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아예 구직에 나서지 않는 구직 단념자 수도 최근 2년 새 급증했다. 구직 단념자는 2014년 1분기 27만9000명에서 2016년 1분기 47만4000명으로 19만5000명이나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특히 저소득 및 비정규직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 안정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해 이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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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고용 수요 꽁꽁… 금융위기때보다 심해
입력 2016-06-12 18:07 수정 2016-06-12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