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구강보건의 지름길

입력 2016-06-13 19:12
박영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
의료복지의 시발점은 구강보건이다. 모든 건강의 바로미터이자 첨병 역할을 하는 게 구강건강이다.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그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선 구강건강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매년 외래환자 다빈도 상병 순위를 보면 치주(잇몸)질환이 2위를 차지하는 것을 비롯해 치아우식(충치, 6위), 치수 및 근단주위조직의 질환(12위) 등 치과 관련 질환이 상위권에 다수 올라 있다.

더욱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치주관련 질환으로 지불된 급여비가 1조원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의 구강건강 상태가 얼마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2세 아동들의 치아우식 경험 영구치아 수를 봐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2000년 3.3개에서 2012년 1.84개로 줄어들긴 했지만 영국 0.7개(2005년), 독일 0.7개(2005년), 덴마크 0.7개(2008년), 호주 1.0개(2002년), 미국 1.19개(2004년), 뉴질랜드 1.5개(2007년) 등과 비교할 때 상당한 격차가 있다.

그만큼 구강검진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일반 구강검진의 경우 수진율이 2008년 14.3%에서 2014년 33.1%로 올랐으나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충치를 가진 아동이 많고, 치주질환을 앓다가 귀중한 치아를 잃는 사람들이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난다.

정부는 2013년부터 만 20세 이상 성인에게 연 1회 스케일링 시술, 2012년 7월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레진상) 틀니 시술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지원 대상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낮추고 시술 지원 항목도 임플란트로까지 확대했다. 임플란트 시술의 건강보험 적용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다.

사실 구강건강을 지키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루 3회,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칫솔질을 하는 ‘3·3·3 양치법’을 실천하면 된다. 아을러 1년에 한번 이상 스케일링 시술을 겸해 반드시 치과를 방문하고 검진을 받아보자. 구강건강의 지름길은 치료보다 예방활동을 철저히 하는 데 있다.

박영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