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에서도 20년 동안 이렇게 빨리 성장하는 기업은 처음 본다며 놀라더라고요. 저 역시 꿈만 같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화장품 용기 제조 업체 제이투디인터내셔널(J2D International) 사무실에서 만난 고재현(40) 대표는 창업 3년차에 매출액 350억원을 달성한 기적의 주인공이다.
고 대표는 2013년 제이투디를 창업했다. 창업 전 고 대표는 모 화장품 회사에서 10여년간 해외영업을 해왔다. 고 대표는 “중·고교 때 미국에서 유학하며 막연히 창업을 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며 “이후 회사에 들어갔고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더 이상 미루면 사업을 못하게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학생활 이후 고 대표는 직업이란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이투디의 풀네임을 ‘Joy to Dream’으로 지은 것도 즐겁게 일하면서 꿈에 도달하자는 생각에서다.
고 대표는 창업 아이템으로 화장품 케이스를 택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쌓은 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앞으로는 화장품 케이스가 유망할 거라는 분석 때문이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화장품은 이미 품질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좋은 품질은 당연한 것이 됐고 이제는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디자인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꿈은 컸지만 출발 당시 변변한 자본은 없었다. 고 대표가 처음 제이투디를 만들 때, 그에게는 마이너스 통장밖에 없었다. 돈을 아끼고자 사무실도 집에 차렸다. 직원이 없어 혼자 서류작업도 하면서 하루에 세 명 이상의 바이어를 만나러 다녔다. 6개월쯤 지났을 때 이전에 친분이 있던 화장품 제조 업체 클레어스에서 신제품 ‘클라우드9’ 케이스 제작을 제안했다. 클라우드9가 홈쇼핑에서 ‘대박’이 나면서 그는 창업 6개월 만에 매출 80억원을 올렸다. 은평구에 사무실을 차렸고, 직원 네댓 명을 고용했다. 2014년에도 제이투디가 용기를 만든 클레어스의 ‘게리쏭 마유크림’이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해 말 매출액은 전년보다 배 이상 올라 2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미국 브랜드에 화장품 용기를 납품하면서 매출액 350억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도 점차 늘어나 이제 13명이 됐다.
현재 고 대표는 또 한 번 즐거운 도전을 시작한다. 이달 초 그는 1년6개월이나 준비한 자체 브랜드 ‘워터링켄’과 ‘크림메이트’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내용물은 협력사에서 납품받고, 용기와 브랜드 네임은 제이투디가 맡는다. 다음달 초쯤 워터링켄은 중저가, 크림메이트는 고가 브랜드로 론칭할 계획이다. 이날 고 대표는 크림메이트의 ‘나이트 씨홀스 크림’을 소개했다. 그는 “아름다워지길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디자인”이라고 자신했다.
고 대표의 경영철학은 ‘Better Think, Better Solution’이다. 아이디어가 좋으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 그는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는 결코 혼자만의 아이디어를 고집하지 않는다”며 “아주 기초적인 구상이 정해지면 5개 주요 협력사의 의견을 물어보고 이를 반영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경제뉴스]
☞
☞
☞
☞
[강소기업이 힘이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시작… 창업 3년 만에 350억 매출
입력 2016-06-1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