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고속철 진출 결국 무산

입력 2016-06-10 18:08 수정 2016-06-10 18:14
미국과 중국 간 화해, 협력의 상징이었던 로스앤젤레스(LA)∼라스베이거스 구간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특히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발표돼 시 주석의 업적으로 여겨져 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고속철 사업 주관사인 미국 엑스프레스웨스트는 고속철 합작 업체인 중국 기업과의 계약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LA∼라스베이거스 320㎞ 구간을 고속철로 연결하는 내용이다. 엑스프레스웨스트 측은 합작 업체인 중국철로국제유한공사(CRI)가 기한 내 사업을 완수하기 어렵고, 연방정부로부터 프로젝트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CRI 관계자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러운 중단 결정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올해 9월 착공 예정이던 이 사업이 첫삽도 뜨기 전 좌초된 것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에서 삐걱거린 미·중 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미 정부는 중국 통신업체인 화웨이에 지난 5년간 북한에 제품을 수출한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중국 기업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에 비해 우위에 있던 고속철 건설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등 세계무대로 ‘고속철 굴기’를 확장해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지난 3월 미 시카고에서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지하철 수주에 성공할 때만 해도 승승장구하던 중국의 ‘철도 굴기’도 이로써 한풀 꺾인 셈이 됐다.

엑스프레스웨스트는 CRI를 대신할 새 합작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수주 경쟁을 벌이던 일본 철도회사 JR도카이 등이 새 파트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종선 기자

[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