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에도 통화완화 발언을 이어갔다. 전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려 역대 최저인 연 1.25%로 낮췄는데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을 다시 열어둔 것이다. 시중은행의 예금 및 대출금리가 일제히 내릴 예정인 가운데 금 하루 거래량은 이날 12배 폭증하는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66주년 기념사를 통해 “하반기 역점 추진 사항”이라며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고 밝혔다.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위한 최대 10조원 대출 방침에 이어 선제적 금리인하 조치 이후 또다시 통화를 늘리겠다는 ‘완화’ 다짐 발언을 내놓았다. 이 총재는 전날 간담회에서도 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실효하한’을 언급하며 “정확히 얼마인지 추정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했다.
시장에선 이를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NH투자증권은 “9∼10월 중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시기까지 못 박았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도 “국내총생산(GDP)에서 1.8%를 차지하는 조선업 생산 감소와 3만명 이상의 인력 감축, 선박 건조 감소에 따른 철강업 위축으로 광범위한 경기 하락이 예상된다”며 “4분기 중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예금할 때 고객에게 주는 수신금리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NH농협은행을 필두로 다음주부터 예·적금 금리가 낮춰져 새로 고시될 예정이다. 대출금리는 자동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연동되도록 설계돼 있어 하루 사이 약 0.07∼0.1% 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금융공사는 정책성 금리인 보금자리론 금리를 16일부터 0.2% 포인트 내리겠다고 공지했다.
금리 인하로 화폐가치 하락이 예상되자 투자자들은 금 거래로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금 거래량이 128㎏을 기록해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인 9.9㎏의 12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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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하반기 통화완화 유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입력 2016-06-10 17:53 수정 2016-06-10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