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1950년 LPGA 창립 후 25번째다. 역대 최연소(27세 10개월 28일) 입회 기록을 세운 박인비는 이제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사할리 골프클럽(파71·6624야드)에서 개막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 1라운드를 마쳤다. 올 시즌 10번째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는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27점과 활동기간 10년을 모두 충족했다.
18번홀을 1오버파 72타 공동 20위로 마치자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박세리, 유소연 등 선수들은 꽃다발을 건네주고 포옹하며 특별한 날을 축하했다. 이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줄리 잉스터(미국), 카리 웹(호주) 등 이미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LPGA 전설’들의 축하를 받았다.
박인비는 “마지막 홀에 많은 친구들과 가족들, 무엇보다 많은 동료 선수들과 전설적인 선수들이 함께 했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일만으로 만들어진 시간이 아니라 좋은 일, 나쁜 일 등 모든 것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순간이라 더욱더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 “저를 보면서 많은 선수들이 영감을 받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2007년 프로 데뷔 후 통산 17승(메이저 7승 포함)을 기록했다. 2000년대 이후 현역 선수로 입회하기는 2003년 소렌스탐, 2005년 웹, 2007년 박세리 이후 네 번째다. LPGA 명예의 전당은 세계여자골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한 때 여자골프를 지배했던 청야니(대만)도 가입하지 못할 만큼 입회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테이핑을 한 채 경기를 치른 박인비는 “전반보다는 후반에 좀 더 고통이 심해서 걱정을 했다”면서 “사실 경기를 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을 하고 나갔는데 생각보다는 상태가 좋아서 잘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단일 메이저대회 사상 초유의 4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선두 브룩 헨더슨(캐나다)과는 5타 뒤져 있다.
세계랭킹 2위인 박인비는 전날 “올림픽은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가야 한다”며 올림픽 포기를 시사한 바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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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살아있는 전설’이 되다… ‘LPGA 명예의 전당’ 역대 최연소 입회
입력 2016-06-10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