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이생을 떠난 뒤 받는 복, 冥福

입력 2016-06-10 18:20 수정 2016-06-10 21:25

재산에 눈이 멀어 부모를 찌른 패륜, 한밤중 화장실에서 비명에 숨진 젊은 여성, 지하철역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청년…. 배려가 자라야 할 생각의 마음밭에서 탐욕이 침을 흘리는 사회가 부른 벼락입니다. 사람들이 안타까움의 표시로 쪽지에 글을 적어 붙인다지요. ‘삼가 고인의 명복(冥福)을 빕니다’란 내용이 많다고 합니다.

삼가는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라는 뜻이고, 冥福은 죽은 뒤 받는 복을 이르는 말입니다. ‘정중한 마음으로 돌아가신 분이 저승에서 복을 누리시길 빕니다’라는 뜻이겠습니다.

‘유명(幽明)을 달리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죽음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지요. ‘幽와 明을 달리하다’라는 뜻인데 幽는 글자 모양에서도 알 수 있듯 꽉 막혀 어둡다는 뜻으로 저세상을 이릅니다. 明은 해와 달이 떴으니 밝다는 뜻으로 이 세상을 의미하지요.

소천(召天)은 ‘하늘의 부름을 받다’라는 뜻으로 기독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용어입니다. 召는 손으로 깔때기를 만들어 입 위에 대고 “말똥아∼”라고 부르는 모양의 글자이지요. 법률 용어인 소환(召喚), 임금이 신하를 부르던 소명(召命) 등에 쓰입니다. 召命은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일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생명보다 귀한 게 있나요. 가슴을 쳐야 하는 안타까운 죽음, 이젠 없어야 합니다. 서완식 어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