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도 예쁘다 하실까요 얼굴보다 마음 보신다는데… 영화 ‘레나’ 주인공 박기림

입력 2016-06-10 19:03 수정 2016-06-10 20:57
서울 여의도공원 자연 풍광에 반한 배우 박기림이 두 손을 모았다. 그는 “하나님이 지으신 이런 자연을 보면 마음이 평안해진다”고 말했다. 김보연 인턴기자
영화 ‘레나’의 한 장면.
“제가 주일학교 교사입니다. 어린아이에게 성경이야기를 들려줄 때 행복합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순애보 영화 ‘레나’의 여주인공 박기림(25)이 신앙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9일 바쁜 배우생활 중에도 서울 우리들교회에 빠짐없이 출석하며 경험하고 있는 감사를 고백했다. ‘체험’ ‘회복’ ‘찬양’ 같은 교회 관련 용어가 잇달아 튀어나왔다.

배우 박기림은 ‘새침데기 아가씨’였다. 하지만 그는 교회생활을 하면서 변했다.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유순해졌다. 그는 ‘레나’에서 섬세한 연기력을 발휘,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금 알려지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할 때 그가 손가락 두개를 오므려 ‘조금’을 강조했다.

박기림은 이번에 생애 첫 주연 자리를 꿰찼다. 300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레나’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고려인 3세인 레나는 녹차농사를 짓는 이혼남 순구(김재만 분)와 국제결혼을 합니다. 레나는 아껴주는 순구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요. 하지만 말할 수 없는 비밀로 거리를 좁히지 못합니다…. 다 말씀드리면 영화 보는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영화관에서 관람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레나’ 역할에 대해 그는 “러시아에서 고려인을 만나 조국을 등져야 했던 슬픈 사연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생각한 건데 돈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것 보다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 그런 게 더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자를 꿈꾼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학예회 때 ‘선녀와 나무꾼’ 연극에서 선녀 역을 맡았다. 막상 연기를 해보니 재미있었다. 전남예고와 경희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연기활동을 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2013년 tvN 프로그램 ‘세얼간이’의 모태미녀 선발대회 편에 출연했다. 그 전엔 KBS TV소설 ‘복희누나’, MBC ‘아들녀석들’ 등에 단역 출연했다. 몇 편의 CF 촬영을 했고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교회에서 나눠준 큐티집으로 말씀을 묵상한다. “외가가 3대째 신앙가족이에요. 힘들 때 기도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니 한결 마음이 자유롭고 평안합니다.”

그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이 깨지고 있다”고 했다. 교만한 마음도 없어졌다고.

“왜 깨지고 있냐고요? 평소에 ‘예쁘다’는 소릴 많이 들어요. 그래서 그런지 교만한 마음이 들곤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이 많이 사라졌어요. 하나님은 외모보다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는 것을 성경공부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힘든 가족사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털어놨다. 가정이 회복되고 있다는 희망적인 얘기였다. “엄마가 많이 편찮으셔요. 이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따로 사시는 아픔도 겪었죠. 어린마음에 불평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한 우울증으로 고생하시는 엄마께 잘해드려야 하는데…. 이제라도 효녀가 되고 싶어서 휴학했습니다. 공부보다 가족부양이 먼저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며칠 전 동생이랑 아빠를 모시고 식사를 했어요. 남들에겐 일상일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참,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일날 촬영이 있을 때는 인터넷예배라도 꼭 드린다.

“술 안 마신다고 선배에게 핀잔을 들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개의치 않아요. 절제하는 크리스천 배우로 살아갈 것입니다. 아프리카 선교를 하고 싶고요. 또 무료 아트센터를 지어 돈은 없지만 예술하고 싶은 후배들을 돕는 게 꿈입니다.”

박기림이 말을 마치며 “기림이란 이름은 목사님이 지어주셨다. ‘하나님을 기린다’ ‘하나님을 기다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름처럼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며 살고 싶습니다.” 그녀는 ‘예쁜 교회 누나’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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