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도 오산시 좋은씨앗교회는 2013년 5월 ‘무료 어머니 영어교실’을 열었다. 지역 주민들은 기초 단계부터 고급 과정까지 있는 전문적인 영어 프로그램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영어 때문에 교회에 온 이들은 ‘우리 동네 인문학’ ‘우리 동네 신문’ ‘우리 동네 사람책도서관’ 등 다른 프로그램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며 교회에 정착했다. 그 중엔 비신자뿐 아니라 교회를 다니다 중단한 사람도 있었다. 김귀월(여·57)씨는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소박하지만 지역 주민과 공감하려는 다양한 노력에 감동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목회자 가정으로 시작한 개척교회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1년 만에 성도 수가 60여명으로 늘어났다.
#2. 경기도 안양의 상가건물에 있는 성도 수 10여명 규모의 한 개척교회도 2013년 중·고등학생을 위한 영어 교실을 열었다. 하교 후 이곳에서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늘자 부모들이 더 좋아했다. 프로젝트 도입 후 10여명의 성도들이 교회에 등록했고 주일학교도 부흥했다.
좋은이웃선교개발원(원장 박래경 장로)은 9일 ‘좋은 이웃 공동체 프로젝트’를 도입해 활력을 갖게 된 개척교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개발원은 개척교회가 생존하기 척박한 시기에 지역 주민과 접촉점을 갖고 소통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안양 좋은이웃교회 장로로 개발원을 설립한 박래경 원장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회의 이미지를 심고 전도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2010년부터 전도의 방법을 연구했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은 영어와 인문학, 신문 제작 등 교육 분야였다. 2013년부터 전국 50여 교회에 이 같은 아이템을 전도에 활용토록 도입했다.
박 원장은 “여전히 ‘예수천당 불신지옥’식의 전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교회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거룩한 사명감을 갖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어 프로그램은 인터넷 강의와 말하기, 듣기, 동시통역 등 단계별 과정이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우리 동네 인문학’은 성경적 세계관을 확산하는 인문학 강좌로 개발원에서 강사 교육도 지원한다. ‘우리 동네에 신문(인터넷)’은 교회가 지역의 소식을 모으고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우리 동네 사람책도서관’은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으로 지역 주민들이 교류하고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한 것은 재능기부를 한 10여명의 자문위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문위원은 교수, 영어교육 종사자, 프로그래머, 인문학 강사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선교개발원 최대식 국장은 “꽃이 좋아 나비가 찾아오는 것처럼 전도의 역발상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이 교회로 오게끔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개척교회 전도, 발상을 바꿔 보세요
입력 2016-06-09 20:26 수정 2016-06-09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