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2019년 개최할 예정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좌초 위기에 빠졌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대회 준비가 소홀하다며 개최지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한데다 대회 운영을 전담할 조직위와 지원본부 구성도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코넬 마르쿨레스쿠 FINA 사무총장이 지난달 24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종 차관에게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대한 정부 지원 등 4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대회 개최를 취소할 수 있다”는 서신을 보냈다.
윤장현 광주시장을 참조인으로 한 이 서신은 대회 예산과 마케팅·홍보 계획, 경기시설 확정, 능력과 경험을 갖춘 조직위 사무총장 인선 등 4개항에 대한 정부 보증을 요구했다.
FINA 측은 “제시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한국수영연맹과 광주시의 개최 역량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며 “대회 취소 등이 포함된 개최도시 협약 조항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회가 취소될 경우 광주시는 이미 지급한 개최권료 89억원과 보증금 24억원, 위약금 500만 달러(60억원), 삼성이 지급하기로 한 개최권료 1000만 달러(120억원) 등 최소한 300억원대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국제적 망신과 신인도 하락은 물론이다.
하지만 FINA 측의 최후통첩은 시가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는 지난달 조직위 사무총장으로 김윤석 전 2015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사무총장을 내정하고 문체부 ‘동의’까지 받았다가 이를 백지화해 FINA 측의 의구심을 샀다.
결국 사무총장을 공석으로 둔 조직위가 우여곡절 끝에 창립총회를 가졌으나 조직위를 운영할 사무국과 지원본부 구성은 현재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사무총장이 선임되지 않으면서 사무국 가동은 첫 단추를 꿰지 못했다. 시가 지난 3월 행정자치부에 부이사관을 본부장으로 2과, 4담당, 24명 규모로 제출한 지원본부 조직 승인안 역시 아직까지 추인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의회 주경님 의원은 “국비 확보에 매달려야 할 중요한 시기에 기초적 준비절차인 조직위 재단법인 설립등기도 되지 않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무총장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좌초 위기
입력 2016-06-09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