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와 원 구성 등 난제가 해결되자마자 여권의 시선이 빠르게 당권 레이스로 옮겨가고 있다. 아직 후보군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 안팎의 관심은 이미 뜨겁다. 총선 참패로 침체된 분위기를 수습하고 정권 재창출의 산파가 될 적임자가 누구인지 의견도 분분하다. 정권 실세인 최경환 의원 출마 여부 등도 레이스 초반 주목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되나
차기 지도부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에서 1인2표제 득표 순으로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들을 선출하는 현행 투표제 대신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공천 등에 대한 주요 결정 때마다 최고위원 간 갈등으로 ‘봉숭아학당’으로 불린 지도부 내 난맥상을 과거 이회창 총재 때처럼 대표 권한을 강화해 해소해보겠다는 심산이다.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양 계파 모두 도입 필요성에 공감한다. 지난달 말 회동을 가진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도 지도체제 변화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이미 당 사무처도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시행 중인 더불어민주당에 자문을 구하는 등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계파별 후보 교통정리될까
이번 전대에선 계파 논리에 더 이상 얽매이지 말자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관계자들은 “결국 계파 투표로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주류인 친박계는 당권을 잡아 총선 패배 책임론 등으로 인한 수세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주자가 많아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뀔 경우 후보자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친박계에서 5선의 이주영 원유철, 4선의 정우택 최경환 한선교 홍문종, 3선의 이정현 의원 등이 자천타천 대표 경선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원 구성 협상에서 정치력을 발휘한 8선 서청원 의원의 출마설도 나온다.
비박계 역시 친박계 대표가 들어설 경우 견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에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 때는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김 전 대표를 집중 견제할 수 있었지만, 지도체제가 바뀔 경우 최고위원이 당 대표를 견제할 장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비박계에선 5선 정병국, 3선 김용태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경환 출마할까
최대 관심사는 최경환 의원 출마 여부다. 총선 직후만 해도 최 의원은 “누가 등을 떠밀어도 당 대표 선거에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했지만, 당 안팎의 출마 압박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비박계 주자인 정병국 의원도 “친박계 핵심인 최 의원이 경선에 출마해야 계파가 청산되지 뒤로 빠지면 오히려 정리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9일 “전대에서 후보들이 수평적 당청 관계나 대통령 탈당 등을 주장해 당청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며 “당청을 조율하고 정권 재창출을 이루기 위한 카드로는 최 의원이 최적”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 역시 당권 구상을 다듬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 의원은 최근 주변에 “계파 갈등 못지않게 차기 대권 주자, 즉 재집권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총선 패배 주요 원인”라며 “차기 지도부는 빠른 시간 내 대권 후보를 가시화할 수 있는 여건과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비대위가 지도체제 변경안 등을 확정, 전대의 밑그림이 그려진 뒤 최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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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 레이스로 관심 이동… ‘최경환 변수’ 주목
입력 2016-06-10 00:38 수정 2016-06-10 0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