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 세광학원, 사유화 논란 법정으로

입력 2016-06-09 20:29 수정 2016-06-09 21:19
한국기독교장로회 충북노회가 9일 청주제일교회에서 제96회 1차 임시노회를 열고 세광학원 사유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미션스쿨인 학교법인 세광학원의 사유화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충북노회(노회장 윤경은 목사)는 9일 청주제일교회에서 제96회 1차 임시노회를 열고 설립자의 권한과 위상을 되찾기 위해 사법적 절차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충북노회는 또 세광학원 제200회 이사회 결의에 참여한 8명의 이사와 참석한 감사 1명의 사퇴를 권고하고 이들이 오는 9월 30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2차 정기노회에서 재판국을 구성해 처리키로 했다. 이날 임시노회는 충북노회 소속 목사 50명 등 회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제일교회는 이와 별도로 세광학원 이사회 정관 개정이 부당하다며 세광학원을 상대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할 방침이다.

세광학원 사유화 논란은 이사회가 지난 4월 제200회 이사회를 열고 교단 이사 파송 조항을 수정하면서 시작됐다.

이사회는 ‘충북노회와 청주제일교회는 각각 2명의 임원을 추천한다’는 정관을 ‘이사 중 1명은 학원설립자의 복수 추천자 중에서 선임한다’로 개정하는 안을 의결했다.

세광학원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1949년 2월 청주 상당구 석교동 육거리에 있는 청주제일교회 망선루에서 충북노회유지재단의 인가를 받아 출발했다. 같은 해 9월 세광중, 1953년 4월 세광고를 개교했다. 1904년 설립된 청주제일교회는 98년 3억8000만원을 들여 세광학원에 한빛학사(기숙사)를 기증하는 등 현재까지 6억6645만원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충북노회 관계자는 “역사적·신앙적 뿌리를 훼손하는 세광학원의 결정에 분노와 슬픔을 감출 수 없다”며 “세광학원 사유화 시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청주=글·사진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