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컨디션 좋은 사람이 올림픽 가야”… ‘부상 고전’ 박인비 기자회견

입력 2016-06-09 22:25

명예의 전당 입회를 앞둔 박인비가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리우올림픽 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인비는 9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대회 코스인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사할리 골프장에서 가진 회견에서 “나라를 위해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참가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몸 상태가 여의치 않을 경우 올림픽 기권 여지를 남겼다. 한국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 2위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박인비가 컨디션 저하를 이유로 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인비는 시즌 초 허리부상으로 한 달 이상 휴식을 취했고, 최근에는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이 낫지 않아 킹스밀 챔피언십, 볼빅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만 친 뒤 기권했다. 박인비는 이날 LPGA 사무국 미디어 담당 맷 하스와의 회견에서 “지금 부상 상태는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어떤 결정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전제한 뒤 “매주 컨디션을 살피고는 있지만 너무 안 좋으면 (올림픽을) 포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7월 18일) 엔트리 마감 시점에 컨디션을 보고 그때 가서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인비가 올림픽을 포기하면 지난 6일 세계랭킹 기준으로 김세영(5위) 전인지(6위) 장하나(8위) 양희영(9위) 등 4명의 출전이 유력하며 남은 기간 성적여하에 따라 유소연(11위) 김효주(14위)도 가능성이 있다. 리우올림픽 출전선수는 7월11일자 세계랭킹에 따라 15위 이내 선수는 국가당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단일 대회 초유의 4연패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10일 오전 10시쯤 대회 1라운드가 끝나면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게 된다. LPGA 사무국은 18번홀 그린에서 가족들과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헌액식을 갖고 클럽하우스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박인비는 “어릴 때부터 골프를 치면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꿈꿔왔다”면서 “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어린 골프 선수들이 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고, 그런 선수들에게 영감과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말했다.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그동안 메이저 7승을 포함해 17승을 올렸고, 올해의 선수상 1회, 최저타수상 2회 수상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27점을 지난해 모두 채웠다. 올해 10번째 대회에 출전함으로써 투어 경력 10년 조건도 충족시켰다.

이처럼 까다로운 입회 조건 때문에 LPGA도 2007년 박세리 이후 9년 만에 명예의 전당 입회자를 맞이한다. 2000년대 들어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는 아니카 소렌스탐(2003년)과 카리 웹(2005년), 박세리에 이어 박인비가 4번째다. 또 창설 66주년을 맞는 LPGA에서 명예의 전당 가입자는 박인비가 25번째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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