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텔레콤이 주도한 연예인 입간판 마케팅이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주류·패션·생활용품 산업에서도 열풍을 몰고오고 있다. 매장 앞에 비치된 입간판 도난 사고로 업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례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입간판 열풍의 시작은 SK텔레콤이 지난해 7월 걸그룹 AOA의 설현 등신대를 제작해 배포하면서부터다. SK텔레콤은 당시 톱스타는 아니지만 성장 가능성이 엿보였던 설현을 모델로 기용하는 ‘모험’을 했다. 설현이 행성 표면 같은 몽환적 배경 위에서 지난해 9월 출시된 ‘루나폰’을 감싸 쥔 광고가 전파를 탔고, 그해 말까지 루나폰은 15만대 이상 팔리는 ‘대박’이 났다. 배포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설현 입간판은 여전히 10만원대의 높은 가격으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만큼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의 등신대 신드롬은 무엇보다 국내 이동통신 업계의 마케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른 통신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연예인 입간판 마케팅에 동참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LTE 비디오 포털’ 모델로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를 발탁했다. 쯔위의 앞모습을 담은 전신 입간판도 설현에 이어 화제를 모았다. 중국산 스마트폰인 ‘Y6’를 ‘쯔위폰’으로 이름붙여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쇄신하는 계기가 됐다. KT도 최근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기를 얻은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선정했다. 지난달 전국 KT 매장에 실물 크기의 송중기 입간판과 브로마이드 100만장을 비치하는 한편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송중기 등신대 SNS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추첨을 통해 송중기 등신대와 커피 쿠폰 등을 제공하는 행사다.
SK텔레콤의 선도적 마케팅 이후 유통업계도 설현을 모델로 한 유사 광고를 시작했다. 콘택트렌즈 브랜드 아큐브 디파인은 설현을 모델로 기용한 직후 SK텔레콤과 비슷한 전신 입간판을 제작해 안경 매장에 설치했다. 지마켓의 경우 다양한 설현 브로마이드를 제작·증정하기도 했다. 이후 한 주류업체는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입간판을 제작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설현은 현재 SK텔레콤 모델을 발판삼아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군의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 남상일 마케팅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TV 광고와 유통 대리점 간 고객들이 느끼는 거리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사물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엠비언트’ 마케팅 전략을 입간판에 적용했다”며 “입간판의 인기를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추후에도 온·오프라인 전반을 아우르는 고객 접점의 마케팅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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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發 연예인 입간판 마케팅 후끈
입력 2016-06-09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