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성의 ‘황태자주’로 불리던 삼성SDS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던 물류 사업을 분할하기로 하자 소액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삼성SDS는 주주 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인적분할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삼성SDS 본사를 항의 방문한 소액주주들은 이 회사 재무관리팀장 김민식 상무로부터 “물류 분할은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로 하겠다”는 공식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은 신설 법인 주식의 소유권이 기존 회사 주주와 기존 회사 중 누구에게 주어지느냐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인적분할은 신설 법인의 주식을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나눠 갖는 것이며,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새로 만들어진 회사 주식을 소유한다. 따라서 신설 법인을 매각할 경우 주주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 물적분할에 비해 주주들이 두 회사 주식을 모두 갖는 인적분할이 유리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도 “물적분할의 경우 향후 삼성SDS 지배구조 변화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삼성물산·삼성전자 등에 분할사업 매입비용,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발생할 것”이라며 인적분할 방식이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8일 삼성SDS 주가는 전날보다 1.33% 오른 15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상장했을 때인 2014년 11월 42만9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05%를 처분한 뒤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삼성SDS가 상장 초기에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로 부각됐으나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으로 기대감이 식어버린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SDS에서 분할된 물류 부문이 삼성물산과 합병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는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며,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도 커지게 된다.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물류를 삼성물산에 헐값에 넘긴다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주가가 폭락해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날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기자들이 삼성SDS 물류 부문 합병에 대해 묻자 “현재로서는 전혀 검토한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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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분할 추진 삼성SDS… 주주 가치 훼손 최소화 위해 인적분할 우선 검토하기로
입력 2016-06-09 0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