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또 2000명 회사 떠난다

입력 2016-06-08 21:55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희망퇴직을 통해 2000명을 추가 감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73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도 퇴직 대상에 포함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그룹 5개사에서 20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사무직 1500명, 생산직 500명이 포함된 수치다. 회사별로는 현대중공업이 약 1600명, 나머지 4개사가 400여명이다. 이들은 최근 극심한 불황 가운데 연장·휴일근무 폐지로 사실상 임금이 삭감되고, 퇴직금마저 줄게 된 상황을 감안해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신청자들은 심사 절차를 밟고 이달 말쯤 직장을 떠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인력 규모는 현재 2만7000명에서 2만5000명 규모로 감소한다. 300여개 사내 협력사 인력 3만2000명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입사원 채용을 줄여 자연적인 인력 감축도 유도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뒤 생산직 기장(과장급) 이상까지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퇴직자들에게는 최대 40개월의 기본급과 자녀 학자금 등이 지급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월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500명을 내보낸 바 있다. 1년 반 사이에 직장을 떠나게 된 직원을 모두 합치면 3500명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회사가 추진하는 구조조정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을 이유로 파업 방침을 확정했다.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현대중공업 앞에 험로가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노동쟁의 발생을 결의할 계획이다. 쟁의발생 결의 이후 투표를 통해 조합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10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7일까지 9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7월부터 폐지되는 고정연장수당과 비조선 분야 분사 계획에 대해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을 비롯해 성과급 250% 이상 지급, 직무환경수당 상향,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정년퇴직자 수만큼 신입사원 채용, 우수 조합원 100명 해외연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유성열 기자, 울산=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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