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건설사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을 집에 구현한 이른바 ‘스마트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침체된 건설시장과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서로 간의 ‘협업’인 셈이다. IoT가 적용된 각각의 기기를 판매하던 방식에서 ‘빌트인’ 시스템을 활용해 한꺼번에 묶어 파는 구조로 바뀌는 등 스마트홈도 한층 더 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6월 분양예정인 경기도 동탄신도시 힐스테이트 아파트 1479가구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급한다고 8일 밝혔다. 실제 입주는 2019년 2월 예정이다. 별도의 전용 허브 없이 무선공유기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즉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호환성이 강점이다.
향후 아파트 입주자는 기본 조명, 난방 같은 다양한 빌트인 기기뿐 아니라 본인이 구입한 냉장고, 세탁기 등 스마트홈 연동기기를 하나의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다. 힐스테이트에 적용되는 스마트홈 서비스는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 공용 출입문 등 공공시설과도 연동된다. 귀가 시 공동현관 출입문에 접근하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식이다.
일정기간 집안의 전기, 수도 등 에너지 사용량이 전혀 없을 경우 보호자 및 경비실에 위험 알림을 전송한다. 날씨, 위치정보, 이동패턴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주자의 외출 혹은 귀가를 인식해 자동으로 조명, 난방 등이 켜지고 꺼지는 시스템도 마련됐다.
LG유플러스도 8일 대우건설과 유무선 통합형 홈IoT 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건설될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 월패드(주방·거실 벽면에 부착하는 홈 네트워크 제어장치)에 IoT 허브를 탑재한 ‘스마트 월패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명, 냉난방, 현관 CCTV, 화재감지 등 기존 유선 기반의 홈네트워크 영역을 통합해 빌트인 가전뿐 아니라 다양한 IoT 생활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청소하자”라고 말하면 환풍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커튼이 동시에 작동한다.
KT는 부동산 개발 자회사 KT에스테이트와 협약을 맺고 자사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적용된 주거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다음 달 서울 신당역 초역세권인 동대문(797가구)을 시작으로 영등포(760가구) 관악(128가구) 부산 대연(546가구) 등 총 4개 지역에서 2231가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IoT 기술을 적용한 도어록, 피트니스 건강체크 솔루션과 가구 내 전력량 감시 등이 핵심 기능이다. KT는 경쟁사에 비해 스마트홈 도입이 늦었지만 건강과 레저 등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신규 아파트·오피스텔의 빌트인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IoT 이용에 들어가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IoT 적용 기기가 점점 늘어나는 만큼 개별 이용료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한꺼번에 묶어 이용료를 낮추거나 아예 관리비에 포함하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홈IoT 시장 규모가 올해 10조원 규모를 돌파하는 등 점점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며 “보다 편리한 서비스와 낮은 가격 조성을 위해 이통사가 협업하는 분야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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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스마트홈의 진화… ‘IoT 빌트인’ 주택 똑소리 나네
입력 2016-06-09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