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 뮤지컬이라는 생각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뮤지컬 ‘올슉업(All Shook Up)’의 주역으로 캐스팅된 가수 휘성(34)의 첫마디는 이랬다. 오는 17일부터 8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올슉업은 미국 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들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오토바이 고장 때문에 낯선 마을에 머물게 된 엘비스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올슉업은 사랑에 빠져 미치도록 좋은 상태라는 뜻이다.
올슉업은 특히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뮤지컬에 나서는 가수들이 자주 도전하는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번에도 휘성 외에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성규, 가수 겸 탤런트 박정아, 가수 제이민 등이 주역을 맡았다.
8일 서울 종로구 올슉업 연습실에서 만난 휘성은 “2014년 뮤지컬 데뷔작인 ‘조로’를 떠올리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당시 막 제대한 뒤 준비가 안 된 상태라 연습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너무 긴장한 나머지 무대 위에서 다른 배우들은 보지도 않고 나 혼자서만 연기하느라 급급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연기 경험이 없는 가수의 데뷔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조로는 그에게 쓰라린 기억으로 남았다. 최근 가수들의 뮤지컬 출연이 흔해진 상황에서 그가 조로 이후 뮤지컬 출연을 거절한 이유다. 올슉업 출연은 조로 때 함께 작업했던 연출가 유병은 등이 그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내면서 성사됐다.
그는 “낯가림이 워낙 심한 편이지만 예전 팀과 다시 만난다니 좀 편해졌다. 또 평소 친숙한 엘비스의 곡으로 만들어져 노래에 대한 부담 없이 연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야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연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곡이자 히트곡인 ‘안되나요’ 덕분에 그는 명품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1990년대 아이돌 그룹 SES의 백댄서였던 그는 랩, 록, R&B, 댄스까지 두루 소화할 뿐만 아니라 작곡·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다. “발라드보다 댄스뮤직을 좋아한다”는 그는 “극중 주인공의 춤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뮤지컬계에서 그가 롤모델로 생각하는 배우는 조승우다. 그의 사인을 받은 휴대전화 케이스를 늘 가지고 다닐 만큼 팬이다. 휘성은 “‘지킬 앤 하이드’와 ‘헤드윅’을 보면서 조승우 선배님의 연기력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기회가 되면 언젠가 내가 작곡한 곡을 드리고 싶다”고 피력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뮤지컬 ‘올슉업’ 주연 캐스팅 가수 휘성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입력 2016-06-08 20:56 수정 2016-06-09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