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이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화장품 무역수지는 1조697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화장품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빅2’ 업체의 점유율이 60%를 넘는 등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을 가장 많이 사간 나라는 중국이었다. 모두 10억6237만 달러(1조2021억원)어치가 수출돼 2014년(5억3360만 달러)에 비해 99% 증가를 기록했다.
이어 홍콩이 6억4182만 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미국 1억8852만 달러, 일본 1억2238만 달러, 대만 1억1903만 달러 순이었다. 점유율로 봤을 때는 중국(41.05%) 홍콩(24.80%) 대만(4.60%) 등 중화권이 70.45%로 수출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프랑스는 554만 달러어치를 구매해 순위로는 12위를 기록했으나 수출 증가율은 150%나 됐다. 미얀마와 카자흐스탄으로의 수출도 증가율이 각각 84.2%와 52.6%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체 화장품 수출규모는 25억8780만 달러(2조9280억원)로 2014년(18억7만 달러)에 비해 43.8% 증가했다.
화장품 업체들이 자체 집계하는 ‘생산실적’은 지난해 10조7328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생산실적은 각 화장품 업체가 화장품에 매긴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매출액보다 덜 정확한 개념이지만 추세 판단에는 도움이 된다. 최근 5년간 생산실적 평균 증가율은 13.9%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자유음액’(125㎖)이 지난해 가장 많이 생산됐다. 이 화장품 한 개만 1179억원어치가 만들어졌다. 2위도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자음수’(125㎖)로 1140억원어치가 생산됐다. 3위는 엘지생활건강의 ‘더히스토리오브후비첩자생에센스’(45㎖) 793억원이었다. 기능성 화장품이 전체 화장품 생산에서 35.9%를 차지하는 등 비중이 커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은 아모레퍼시픽과 엘지생활건강 두 업체가 거의 독점적으로 쥐고 있다. 생산액 기준 두 회사의 점유율은 각각 34.93%와 26.90%로 합치면 61.83%에 이른다. 생산액 기준 상위 20개 화장품도 아모레퍼시픽 제품 12개, 엘지생활건강 제품 7개였다.
정운호 대표가 수감 중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생산액이 2014년 1226억원에서 지난해 763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는 법조 로비와 배임, 횡령, 해외 원정도박 등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의 2015년 수출 통계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 규모는 단일품목으로 냉장고(23억3200만 달러)와 합성고무(22억7300만 달러)보다 많다. 다만 휴대전화(103억8300만 달러)나 컴퓨터(76억3800만 달러) 등 수출 13대 품목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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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단 ‘K뷰티’… 화장품 무역흑자 1조7000억원
입력 2016-06-0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