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반기문 ‘회동’ 하루 전 전격 취소, 왜… 潘측 여론전에 불쾌감?

입력 2016-06-08 18:36 수정 2016-06-08 19:00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무소속 이해찬 의원의 회동이 하루 전인 8일 전격 취소됐다. 반 총장 측이 회동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며 여론전에 나선 데 대한 항의표시로 해석된다.

노무현재단은 “당초 비공개 면담이었던 (회동) 성격이 변했기 때문에 면담을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면담 일정이 언론에 공개되고, 사실과 다르게 (이 의원이) 만남 제안을 했다는 보도 등이 이어지면서 최종 취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당초 회동은 반 총장 측에서 제안했으며 이후 면담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입장도 알려왔다”며 “원래는 면담 전 비공개, 면담 후 공개하기로 협의했었다”고 부연했다. 반 총장과 이 의원은 8일(현지시간) 낮 12시30분 뉴욕 유엔본부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지난달 방한해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반풍(潘風)’을 일으켰던 반 총장과 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세종에서 당선된 이 의원의 회동은 여러모로 관심을 모았다. 먼저 충청 대망론과 연계된 정계 개편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방한 기간 야권을 외면했던 반 총장과 ‘친노’ 좌장 격인 이 의원이 만나 ‘오해’를 풀 수 있을지도 관심이었다. 반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일하다 2006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됐지만 방한 기간 여당 대선 후보 행보에 집중해 야권 지지자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더민주 안민석 의원이 “반 총장은 하회마을을 갈 것이 아니라 봉하마을을 갔어야 한다”고 비난했을 정도다.

하지만 반 총장 측에서 사전 협의와 달리 회동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이 의원 측은 자신을 여론전에 활용하려 한다는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관은 국내 정치와 탤런트(성격)가 맞지 않는다”며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며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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