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문학관 유치 열기 현장을 가다] 범도민적 유치 열기·수도권 인접 입지조건 장점

입력 2016-06-08 19:33 수정 2016-06-08 21:50
후보지 중 하나인 춘천은 옛 캠프페이지 일원을 국립한국문학관과 연계한 문화예술형 시민복합공원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춘천 국립한국문학관 후보지(5만㎡)다. 춘천시 제공
한국문학의 중심지가 될 국립한국문학관 공모사업에 전국 24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이들 지자체는 걸출한 문학인을 배출한 문학의 본향, 수도권과 접근성,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을 유치 명분으로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비 450억원이 투입되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은 2019년 준공이 목표다. 한국문학 유산 및 원본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복원하고 보존·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 시청각 설명(PT) 심사 등을 거쳐 다음 달 유치 지역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의 입지조건과 비전 등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강원도 춘천시는 수도권과 뛰어난 접근성 등 입지조건이 다른 경쟁 도시보다 우월한 점을 내세워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에 나섰다.

춘천 국립한국문학관 후보지는 근화동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내 5만㎡ 부지다. 전체 면적이 59만㎡에 달하는 캠프페이지 부지는 시가 지난 4월 국방부에 부지 매입비용을 완납하면서 시 소유가 됐다.

이곳은 진입도로를 비롯해 전기, 가스, 상하수도시설 등 기반시설이 이미 조성돼 있는데다 부지 전체가 평지여서 즉시 개발이 가능하다. 시는 대상 부지를 캠프페이지 내 어린이공원 바로 앞으로 정했지만 문체부가 원할 경우 캠프페이지 전체 부지 내에서 어느 곳이든 위치 이동이 가능하고, 사용면적의 확장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미 캠프페이지를 ‘문화·예술형 시민복합공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터라 국립한국문학관 부지로서 ‘가장 적합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게 되면 문화예술광장, 공연장 등 문화예술 연계 시설을 자체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통해 전쟁·분단의 상징이었던 미군 기지를 분단문학과 통일문학의 논의의 장으로 성장시켜 통일 후 남북소통의 중심지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캠프페이지는 1983년 중국 민항기가 불시착한 곳으로 한중 수교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각별한 역사적 의미도 갖고 있다.

특히 춘천 후보지는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춘천은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과 불과 40분대 거리에 위치해 있고,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과 2시간대의 생활권에 묶여 있다.

후보지와 도보로 1분 거리에는 서울 용산역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 복선전철의 종착역인 춘천역이 위치해 있다. ITX-청춘열차와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1시간1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문학적인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2002년 개관한 김유정문학촌은 ‘춘천은 문학도시’라는 점을 방증한다. ‘봄봄’을 집필한 춘천 출신 작가 김유정의 문학혼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문학촌은 지난해 77만명이 다녀가는 등 누적 방문객이 400만명에 달한다. 단일 문학관 방문객 수로는 전국 최대다. 게다가 최근 문학촌 일대에 김유정 문학마을을 개관해 문학 도시로서의 완벽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춘천이 한국문학관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문학관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춘천은 김유정문화제, 춘천마임축제, 춘천인형극제, 춘천국제연극제, 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 풍성한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시는 이들 공연예술축제를 문학과 연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옛 캠프페이지 내 장교숙소와 김유정문학촌 인근 부지를 활용해 작가 집필공간을 조성하고 창작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세계 문학 작가 한국포럼 설치, 대한민국 문학 축제 개최, 대한민국 작가상 제정 등 한국문학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구상도 내놨다.

최갑용 춘천시 경제관광국장은 “범도민적인 유치 열기와 뛰어난 입지조건 등 모든 면에서 춘천이 한국문학관 유치에 최적지임을 자평한다”며 “국립한국문학관 춘천 설립은 대한민국 문학이 세계화를 맞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