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대신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지두화(指頭畵)의 대가 민태홍(57·사진) 작가는 ‘걸어 다니는 문화외교관’으로 불린다. 우리 고유의 오방색으로 그림을 그려 세계 곳곳에 알리기 때문이다. 국내외 전시를 통해 한국의 미를 전파한 공로로 2012년 ‘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수상하고 2014년에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예술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윤당아트홀 한용Y갤러리 개관 기념으로 열린 그의 초대전 오프닝 행사에는 주한 외국 대사들이 대거 참가했다. 파나마, 벨라루스, 앙골라, 도미니카공화국, 조지아공화국 대사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의 작품은 주한 각국 대사관과 해외 공공기관 등 50여 곳에 소장돼 있을 정도로 그림을 통한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 삼척 출신으로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한국 대표로 개인전을 가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에서 ‘금강산 신춘화 추동’이라는 작품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올해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 부문에서 ‘천지창조’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작업은 우주만물의 아름다움을 비, 바람, 구름, 생명, 원소 등으로 다이내믹하게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흑·백·황·적·청 등 오방색으로 그린 ‘천지창조’가 지난 4월 미국 FBI(연방수사국) 청사에 전시됐다. 빛의 에너지로 충만한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감흥을 안겼고, 이 전시 덕분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플래티넘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오방색 그림으로 외국인들에게 우리 전통 미술을 알리는 작업을 계속 할 것”이라며 “세계 평화를 위한 기획전과 극빈국가를 돕기 위한 자선전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2일에는 삼척 솔비치호텔 준공 기념 초대전을 갖는다. 그는 “각국 대사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미술한류와 문화교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손그림’ 대가 민태홍 작가 초대전에 주한 외국 대사들이 몰리는 까닭은
입력 2016-06-08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