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내주 네팔 방문 ‘성찰의 시간’

입력 2016-06-08 00:25 수정 2016-06-08 00:27
2004년 2월 청와대 민정수석을 사퇴한 뒤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문 전 대표 블로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다음주 네팔 일대를 방문하고 숙원이었던 히말라야 트레킹에도 나서기로 했다. 4·13총선 이후 전국을 돌며 칩거했던 문 전 대표는 네팔 방문 기간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대선 준비를 위한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은 7일 “네팔 방문 기간 중 성찰과 침잠, 묵상의 시간을 갖는 순례길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히말라야 등반은 문 전 대표의 오랜 꿈이다. 그는 2004년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뒤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이 발생하면서 급거 귀국했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더민주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그동안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번 피력했다”며 “지난번 등반 때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동행했지만 이번에는 문 전 대표 혼자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그동안 현실정치와 떨어져 있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만큼 총선 이후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고 앞으로 다가올 대선 구상을 위해 한국을 떠나 있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도 정치적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산을 찾고, 이를 SNS를 통해 알렸던 문 전 대표는 2014년 초에도 뉴질랜드 오지 트레킹에 나설 정도로 등산 마니아다.

문 전 대표는 네팔 방문 기간 도중 지난해 발생한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해 현지에서 구호활동 중인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한국인이 지원하는 네팔의 한 현지인 학교에서 ‘1일 교사’로도 나선다. 문 전 대표 측은 “오래전부터 이 학교를 지원해 온 한국인 후원자들로부터 방문 요청을 받아왔지만 총선 등으로 시간을 내지 못했다”며 “어린 시절 가난을 겪었던 기억이 있어 제3세계에서 힘들게 공부하는 어린이, 청소년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고 싶다는 개인적 희망으로 초청에 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현지인 학생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향후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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