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쏟아지는 기업 구조조정 뉴스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같은 외부 변수들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지금처럼 시계(視界)가 흐릿할 때는 어디에 투자해야 안정적이고도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매매 차익을 얻을 시기를 맞은 배당주와 요즘 뜨는 상장지수증권(ETN·Exchange Traded Note)에 관심이 쏠린다.
◇여름에 강세 보이는 배당주=신영증권 정동휴 연구원은 “지금이 배당주 투자의 1차 시기”라며 “이번 여름에도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배당이익을 노리고 배당락 직전인 겨울에 투자하는 게 2차이고, 지금은 매매차익을 노리는 1차 시기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6∼8월에는 코스피지수가 부진한 경향이 있었는데, 같은 기간 대표적 배당지수 3개(코스피200고배당·배당성장50·고배당50)는 모두 코스피를 초과하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금이라는 확정 수익 때문에 안정성 측면이 부각돼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이 배당주인지 잘 모르겠다면 코스피200고배당, 코스피배당성장50, 코스피고배당5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 중에서 이익 모멘텀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따져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면 된다. 정 연구원은 동양생명 SK텔레콤 세아베스틸 DGB금융지주 등 26개 종목을 배당지수 내 관심 종목으로 선정했다.
6월에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신영증권이 6월 배당 실시 기업들의 6∼8월 수익률을 살펴봤더니 지난 4년간 코스피 대비 평균 2.3% 포인트의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수익까지 더하면 평균 3.1% 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낸 셈이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6월 배당을 했던 기업이 올해도 중간 배당을 할 확률은 93%”라며 “지난해 6월 배당 실시 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LS 대체재’로 떠오른 ETN=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펀드상품 혁신안’에 ETN 활성화 대책이 포함됐다. 금융위는 투자 위험성이 자주 도마에 오르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대체하는 금융상품으로 ETN을 키울 방침이다. 다양한 ETN 상품이 나오도록 상장 요건을 개선하고, ETN에 분산 투자하는 공모 펀드의 출시도 유도할 예정이다.
반면 연초에 기초자산인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원금손실 우려가 커졌던 ELS는 판매가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투자자 성향이 ‘안정 추구’로 나오면 ELS 가입을 못하게 하거나 투자 숙려기간을 부여하는 식으로 규제할 계획이다.
ETN은 국내외 주식·채권·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해외주식·선물·채권·원자재 등 개인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종목들에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과 같은 환금성도 지닌다. 개별 종목이 아닌 기초지수에 연동하기 때문에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매력적이다.
지난달 26일 ETN 시장은 상장 종목 수가 101개를 기록했다. 개설 1년6개월 만에 100종목을 넘어선 것이다. 2014년 11월 개설 당시 4748억원이던 시가총액은 현재 2조5642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2014년 2억원에서 최근 339억원으로 급증했다. 참여계좌 수도 698개에서 9193개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2일 신한금융투자는 업계 최초로 ETN 상품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신한 플랜yes ETN 적립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 미국 대형주 ETN(H)’ 등 4종목과 한국투자증권의 ‘TRUE 레버리지 엔선물 ETN’ 5종목이 상장됐다.
한국거래소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만기 최대 손실이 일정 수준 제한되는 ‘손실제한형 ETN’을 도입할 방침이다. 또 투자자가 상품별 성과나 투자위험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상품정보 비교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안정적·수익 쏠쏠… ‘배당주·ETN’ 노려라
입력 2016-06-08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