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학부모, 9년 전에도 성범죄 저질렀다

입력 2016-06-07 22:05 수정 2016-08-02 10:42
전남 신안의 한 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주민 3명 가운데 학부모 한 명이 9년 전 다른 지역에서도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상습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목포경찰서는 7일 “구속된 피의자 중 한 명이 대전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의 범인으로 드러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9년째 미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2007년 1월 21일 오후 10시쯤 대전시 서구에 사는 당시 20세 여성이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괴한은 초인종을 누른 뒤 피해자가 문을 열어주자 들어가 때리고 성폭행했다.

당시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DNA만 채취해 보관해 왔다. 신안의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학부모 김모씨 등 3명의 DNA를 확인한 결과 김씨의 DNA와 대전 성폭행 사건 용의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대전에서 여성의 집에 침입한 것은 맞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DNA가 나왔기 때문에 거짓 주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여죄가 드러남에 따라 이번 여교사 성폭행 사건 역시 사전에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또 다른 범죄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섬마을 일부 주민들이 방송 인터뷰에서 막말을 쏟아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한 주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서울에서는 뭐 묻지마 해서 사람도 죽이고 토막 살인도 나고 그러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라며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다른 주민은 “술이 시켜서 그랬는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까지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라며 가해자들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창피하죠. 관광지라서 이미지도 있고 가정 있고 자식도 있는 남자들이잖아요”라며 마을의 이미지 추락을 더 우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섬 지역에서는 이전에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일들이 있었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주민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섬 지역에서 성폭행과 유사한 일들이 있었다는 소문을 들은 주민들이 꽤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세상에 알려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섬에서 1년간 근무했던 한 공무원은 “섬마을 주민 대다수와 알고 지내면서 근무가 끝날 때까지 섬을 떠날 수 없는 폐쇄적인 특성 때문에 성폭행을 당해도 피해 여성들은 말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