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중국어선들을 계속 방치하면 또다시 나포를 하겠다.”
7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만난 박태원(58) 어촌계장은 “어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꽃게잡이 어선 34척이 모두 바다로 나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민들은 “해결책이 안보이면 또다시 중국어선을 직접 나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입을 모았다.
어민들의 분노가 이처럼 들끓고 있지만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은 여전했다. 분을 참을 못한 어민들이 직접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해 해경에 넘겼으나 중국 어선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불법조업을 계속했다.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는 중국어선들이 육안으로 식별할 정도로 새카맣게 자리 잡고 있었다. 중국어선들은 어민들이 나포에 나설 당시 114척, 6일 110척이었으나 7일은 182척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날 연평도 인근 해상뿐 아니라 백령도 인근 해상에 70척,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 해상에 49척 등 서해 NLL에 총 301척의 중국어선이 출몰했다. 중국어선들은 우리어선들의 나포를 우려하듯 일부 어선들은 서쪽바다로 빠져나갔다가 밤 시간을 이용해 연평도 북단 해역으로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에서 불법조업한 중국어선 2척이 해경에 나포돼 어민들을 더욱 분노케했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오전 9시 30분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서방 50㎞ 해상에서 특정금지구역을 1.6km 침범해 불법 조업하다 해경에 붙잡혔다.
박태원 어촌계장은 “흐린 날이나 야간 및 새벽 시간대는 우리 바다가 아니라 중국 어선들을 위한 바다로 변해 연평도 북쪽바다는 이미 남의 나라가 된 느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어민들이 요구하는 대책은 NLL 인근 해상에 대당 1억원 상당의 인공어초를 100개 가량을 중국어선들이 들어오는 길목에 설치해 불법조업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관계자는 “국내 언론에서 중국어선 나포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중국 현지에도 알려졌을 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서해 NLL 해상에서 계속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 단체들도 본격 행동에 나섰다. 참여예산네트워크, 시민소통네트워크, 평화도시만들기인천네트워크 등은 다음 달 중 범시민 대책위를 구성해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변성환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중국어선 선장 2명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해경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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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中 어선 방치하면 또다시 나포하겠다”
입력 2016-06-07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