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는 ‘스타를 배출해내지 못 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에 영입돼 꽃길만 걸을 것 같던 오디션 스타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YG 소속 이하이와 JYP에 들어간 백아연도 그렇게 ‘뜨지 못한’ 오디션 스타로 분류됐었다. 2011년 첫 시즌에서 2위(이하이)와 3위(백아연)를 했던 두 사람은 데뷔 후 몇 년 동안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 했다. 연습과 훈련이 필요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오래 제자리걸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이 허투루 지나가진 않은 듯하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음원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백아연은 최근 발표한 ‘쏘쏘’로 음원 시장을 장악했다.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걸그룹 트와이스, 보컬 그룹 어반자카파와 경쟁하면서도 지난 주 주간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SBS ‘인기가요’ 등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1위에 오르며 오로지 음악으로 승부한 여성 솔로 가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백아연은 지난해 자작곡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를 발표했을 때만해도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음원을 찾아듣는 이들이 늘었고 싱글 앨범 발표 한달여가 지난 뒤에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이후 백아연은 ‘역주행의 아이콘’이라고 불렸고,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는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연간 음원 차트 가요 부문 4위를 차지했다.
이하이의 행보는 다소 독특하다. 타블로, 바비, 길 등 힙합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매력적인 저음으로 나이보다 원숙한 느낌을 주는 이하이의 보컬은 힙합과 잘 어울렸고, 이런 전략은 자신의 앨범에서도 통했다. 지난 3월 발표한 새 앨범 ‘서울라이트(SEOULITE)’는 수록곡들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줄세우기’에도 성공했다.
한 음악방송 PD는 “이하이와 백아연은 아이돌 멤버로 들어가는 식으로 소모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가수로 성장하고 있다”며 “가수는 음악으로 승부하는 게 옳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분석했다. 문수정 기자
스타 없는 ‘K팝스타’ 음원 강자 둘 ‘이하이·백아연’ 건졌네!
입력 2016-06-08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