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美 첫 여성 대선 후보… ‘본선 신화’ 시동

입력 2016-06-07 19:07 수정 2016-06-07 19:16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다음 날 열리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클린턴은 당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지었지만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유세장에서 환한 얼굴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클린턴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 요건(매직넘버)인 대의원 2383명을 확보해 당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지었다. 미 정당 역사상 여성 대통령 후보가 탄생한 것은 처음이며, 대선 본선에서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남녀 대결을 펼치게 됐다. AP뉴시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요건(매직넘버)인 과반(2383명)의 지지를 충족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후보가 탄생했다. 오는 11월 8일 실시되는 미 대선은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결로 확정됐다.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거친 화려한 경력의 클린턴과 선출직 경험이 전혀 없는 부동산 재벌 트럼프의 대결은 첫 남녀 대결이자 정치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은 5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끝난 경선에서 승리를 보태 일반 대의원 1812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또 당내 슈퍼대의원 571명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요건인 대의원 2383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민주당은 7일 캘리포니아, 뉴저지, 뉴멕시코, 몬태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등 6곳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실시한다. 클린턴 전 장관은 경선 직후 승리를 선언할 계획이다.

클린턴이 매직넘버를 모두 채웠다는 소식은 경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의원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곳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샌더스의 경선 포기 선언 여부는 캘리포니아 선거 결과에 달렸다.

클린턴은 6일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유세를 갖고 “우리는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순간을 맞기 직전”이라며 “그러나 내일 6곳의 선거를 치러야 하며,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샴페인을 미리 터뜨리지 않겠다는 신중한 태도였다.

클린턴은 6곳의 경선지 가운데 대의원 142명이 걸린 뉴저지에서는 압승이 예상된다. 문제는 캘리포니아다. 걸려 있는 대의원이 54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이곳에서 클린턴이 진다면 매직넘버를 채웠더라도 경선 승리 선언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박빙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10% 포인트 차로 클린턴이 샌더스를 앞선다는 LA타임스의 조사결과도 있지만, NBC방송·월스트리트저널 공동여론조사를 비롯해 차이가 2% 포인트 이내라는 결과도 많다.

샌더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할 경우 ‘경쟁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경선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슈퍼대의원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지난 2일부터 닷새째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패배를 막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클린턴은 유세장에서 샌더스 지지자를 의식해 샌더스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본선 상대인 트럼프를 주로 겨냥했다. 클린턴은 “미국인을 모욕하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진절머리가 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워싱턴DC 프라이머리를 마지막으로 5개월간의 대선 경선 일정을 끝낸다. 공화당은 7일 캘리포니아 등 5개 지역을 끝으로 지역별 경선을 마무리한다. 공식적인 후보 선출은 민주당의 경우 다음 달 25∼28일, 공화당은 다음 달 18∼21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이뤄진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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