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못추는 지방 부동산… 넉달째 내리막

입력 2016-06-07 18:17 수정 2016-06-07 19:05
가격 상승을 이끌어 왔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재건축 호재로 상승세인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경우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방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2월 셋째주 0.02% 상승한 이후 6개월 가까이 상승세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월 첫째주 보합세를 나타낸 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외 지표 역시 악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4월 주택 거래량은 수도권이 전년 대비 31.8% 감소한 반면 지방은 24.5% 줄어 상대적으로 지방의 감소폭이 작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4월 평균 주택 거래량과 비교하면 수도권이 8.3% 늘어난 반면 지방은 15.2% 줄었다.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의 감소폭은 20.0%에 달했다.

청약경쟁률과 달리 실제로 얼마나 계약하는지를 보여주는 초기계약률 역시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민간 아파트 초기계약률은 5대 광역시 및 세종특별자치시가 82.2%로 지난해 4분기(95.9%) 대비 13.7% 포인트 낮아졌다. 지방광역시 중에선 대구와 광주의 초기계약률이 지난해 4분기 대비 각각 46.7% 포인트, 46.1% 포인트 급감했다. 계약률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 4월 지방 미분양 주택도 전년 동월 대비 131.7% 증가했다.

지방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는 것은 공급 확대로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반등할 만한 여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확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지방 부동산 시장의 악재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강남, 과천 등 일부 재건축 단지 호재로 인해 침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지방의 경우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어 완만한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방 부동산 시장을 떠받쳐온 분양시장 역시 거품이 빠질 경우 하락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울산, 부산 등 일부 지방은 전체 주택 매매에서 분양권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투기 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산대 주택·도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 1∼4월 분양권 거래 비율은 울산(34.2%) 충북(28.9%) 경북(26.7%) 부산(20.1%) 등이 높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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