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소된 옥시 前 연구소장 정부 유해성 심의 위원회 활동

입력 2016-06-07 18:36 수정 2016-06-07 22:06
독성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제조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전 연구소장이 화학제품의 인체 유해성을 심의하는 정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공개된 2004∼2007년 산업통상자원부 공산품안전심의위원회 인체유해제품 분야 기술위원 명단에는 지난달 31일 구속 기소된 김모(55) 옥시 전 연구소장이 포함돼 있다. 김 전 소장은 신현우(68·구속 기소) 전 대표와 함께 2000년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PHMG로 교체해 제조·판매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1991년부터 옥시연구소에서 근무했으며, 99∼2005년 연구소장으로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점을 감시·감독해야 할 정부위원회에 옥시 제품 개발자가 포함돼 활동했던 셈이다. 김 전 소장의 기술위원 활동기간은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가장 많이 판매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가 정부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경위와 위원회 내 활동 내역 등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존 리(48) 옥시 전 대표를 2차 소환조사했다. 리 전 대표는 출석 예정시간보다 1시간30분 빠른 오전 8시5분쯤 검찰청사로 나왔다. 예정보다 이른 출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항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3일 출석 당시 검찰청사 앞에서 기다리던 피해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재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리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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