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프레스노 척챈시파크. 류현진(29·사진·LA 다저스)은 소속팀 산하의 트리플A팀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프레스노 그리즐리스(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를 상대로 4이닝 동안 투구수는 55개,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0마일(약 145㎞). 당장 내일이라도 복귀할 것만 같았다. 류현진은 5일 뒤 5이닝 80구를 목표로 네 번째 재활 등판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등판 하루를 앞두고 또 다시 어깨 통증을 호소한 것이다. 늦어도 6월 중순쯤 빅리그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은 어긋났다. 코리안 몬스터의 재활시계는 또 다시 반대로 되돌려졌다.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류현진이 빅리그 복귀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세 번째 재활 등판을 통해 복귀 수순을 밟던 찰나에 부상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7일(한국시간)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언제쯤 재활 등판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도 “류현진이 롱토스 거리를 90피트에서 120피트까지 늘렸다”고 했다. 완전히 재활 초기단계로 돌아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일단 전반기 복귀는 사실상 무산됐다. 다저스 구단 관계자들은 류현진이 다시 빅리그에 진입하려면 최소 4번의 재활 등판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를 따져보면 류현진의 복귀시점은 빨라도 다음달 13일 열리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복귀가 계속 미뤄지자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복귀 가능성을 알렸지만 결국 재활 과정에서 크고 작은 통증을 호소해 복귀 시점은 계속 뒤로 연기됐다. MLB닷컴 켄 거닉 기자는 “류현진은 여전히 타자를 세워놓고 공을 던지지 않고 있다”며 류현진의 몸 상태를 두고 로버츠 감독과 다소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LA 지역지 오렌지카운트 레지스터의 빌 플런켓 기자는 “올 시즌 류현진에게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없다. 그는 어깨 수술로 1년 이상 마운드에 서지 않았다”며 “그가 메이저리그에 오기 전 한국에서 1269이닝을 소화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혹사 논란을 제기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전반기에 복귀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트리플A 계약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된 닉 테피시를 영입했다. 선발 마운드에 공백이 생기면 테피시를 콜업하겠다는 심산이다. 류현진은 현재 6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 2일 갱신한 부상자 명단에 류현진을 “통증으로 재활이 더딘 상태”라고 기록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두 시즌 동안 28승15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한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경기는 2014년 9월 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이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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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간 류현진 ‘재활시계’
입력 2016-06-07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