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외교관은 국내 정치와 안 맞는다”

입력 2016-06-07 00:40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이해찬 의원은 5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망론에 대해 “외교관은 국내 정치와 캐릭터(성격)상 안 맞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한 식당에서 동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의 이런 발언은 8일 뉴욕에서 비공식 회동하는 반 총장과 향후 대권과 관련한 어떤 논의가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 의원은 “그동안 외교관을 많이 봤지만 정치적으로 대선 후보까지 간 사람은 없었다”면서 “외교 차원의 정치는 하지만 경제와 사회, 정책, 문화, 교육 등 외교관계 외 나머지 영역에서는 인식이 그렇게 깊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며 “(반 총장도) 국내 정치를 하는데 과연 적합한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의원은 반 총장이 지난달 방한 기간 대권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데 대해 “맥락을 보면 언론이 붐업 시키려는(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가 강하다”면서 “여권의 대선 후보가 전멸하다시피 해 무주공산이 된 상황이니 그 공백을 메우려고 언론이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반 총장을 야권 후보로도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반 총장을 야권 후보로 생각하는 야당은 없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대통령 기념관, 노무현센터 건립 등에 필요한 조사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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