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 재즈를 즐기는 사람은 물론이고 재즈가 낯설고 어렵기만 한 사람조차도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재즈의 역사를 함께 한 그는 재즈에 팝과 록을 끌어들였고 탁월한 신인들을 발굴해냈다. ‘재즈의 왕(King Of Jazz)’으로 불려도 손색 없다.
미국 트럼펫 연주자이자 재즈 작곡가인 마일스 데이비스가 올해로 탄생 9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먼저 ‘킹 오브 재즈’라는 타이틀로 그의 베스트 앨범이 발매됐다. 음악적 아이디어가 샘솟던 시절,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30여년 동안 발매된 앨범 24장 중 대표곡을 뽑아 CD 3장에 담았다.
소니뮤직 관계자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30년을 돌아보는 것은 한 명의 뮤지션을 추적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재즈의 역사를 되짚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재즈의 세계에 발을 들이려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앨범이다.
그는 1926년 5월 26일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나 13세 때 처음으로 트럼펫 연주를 시작했다. 44년 줄리어드 음대에 들어가기 위해 뉴욕에 왔고, 18세에 재즈 거장 찰리 파커를 만나며 본격적으로 음악 인생을 열어나갔다.
쿨 재즈, 하드 밥, 모달 재즈, 퓨전 재즈 등 다양한 재즈의 하위 장르들이 그에게서 나왔다. 존 콜트레인과 빌 에반스를 발굴해냈고 지미 헨드릭스, 허비 행콕과 함께 했다. 마커스 밀러, 키스 자렛, 데이브 홀랜드, 칙 코리아, 존 스코필드 등도 그의 영향을 받은 재즈 뮤지션들이다.
미국 레가시 레코드와 폴리그라프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그의 막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웹 페이지 ‘마일스 데이비스의 우주’(polygraph.cool/miles)를 만들었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언급된 2000여개 이상의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어 구성했다. 음악 뿐 아니라 패션, 영화, 순수 예술, 심지어 정치에서까지 그의 파급력이 어떠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음악을 재해석하는 앨범 ‘에브리싱스 뷰티풀(Everything’s Beautiful)’도 나왔다. 재즈 피아니스트 로버트 글래스퍼와 스티비 원더, 에리카 바두, 존 스코필드,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 등이 1955∼85년에 녹음된 마일스 데이비스의 곡들을 새롭게 해석한 음반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 마일스 데이비스 전기 영화 ‘마일스 어헤드(Miles Ahead)’도 개봉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워머신 역을 맡았던 배우 돈 치들이 주연을 맡았고 이완 맥그리거, 이마야치 코리네알리 등이 출연하는 영화다.
문수정 기자
마일스 데이비스 탄생 90주년, 기념음반·전기영화… 재즈계 들썩
입력 2016-06-07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