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전남 신안의 한 섬에서 주민들이 새내기 여교사를 집단 성폭행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구속된 가해자 3명 중 2명이 학부형이라니 더욱 충격적이다. 사건은 지난달 21일 일어났다. 지난 3월 이곳 초등학교로 발령받아 홀로 관사생활을 하는 20대 여교사는 평소 이용하던 식당에서 식당 주인 일행을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다 합석해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여교사는 이들의 강권으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었다. 그러자 이들은 여교사를 바래다준다며 학교 관사로 데려가 잇달아 성폭행을 했다. 인면수심이 따로 없다.
이는 중대한 여성 인권·교권 침해 사건이다. 여교사는 극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평상시 안면이 있던 학부모와 이웃 사람이 짐승으로 돌변했으니 그 정신적 충격이야 오죽했을까. 치유 지원에 당국은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이번 사건으로 낙후지역에 근무 중인 여교사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 연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는 데 대한 사회적 충격도 크다. ‘강남역 묻지 마 살인’ ‘수락산 등산로 살인’ 사건 피해자가 모두 힘없는 여성이다. 가해자들에 대한 일벌백계는 물론 여성 보호를 위한 획기적 치안 대책이 요구된다.
교육 당국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낙도·오지에 근무하는 여교사 주거 실태 등을 우선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도서지역 관사는 경비인력이 없는 데다 CCTV 등 보안시설도 없어 범죄에 취약하다.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 교육부가 7일 시·도교육청 인사담당과장 회의를 긴급 소집해 여교사들을 가급적 도서벽지로 신규 발령내지 않는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체 교원 중 여교사 비율(초등학교 77%)이 높은 상황이라 그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적으로 수렴해 특단의 안전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사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특단의 대책 마련하라
입력 2016-06-06 19:46 수정 2016-08-02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