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진패’는 교환했다는데… 국회의장직 등 막바지 신경전

입력 2016-06-06 18:49 수정 2016-06-07 00:41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6일 제20대 국회 원 구성 법정시한을 하루 앞두고 막판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결렬됐다. 여야는 국회의장직을 어느 당이 맡을지와 상임위원장직 배분 문제를 논의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7일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낮 12시 오찬회동을 시작으로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갔으나 오후 8시40분쯤 결렬을 선언했다. 국민의당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큰 쟁점인 의장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민주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로 진패(眞牌)를 교환했다”며 더 꺼낼 협상카드가 없다고 했다.

당초 여당은 국회의장직을 더민주가 가져가는 데 동의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직 여당 사수’ 의견이 분출되자 강경론으로 돌아섰다. 내심 국회의장직 확보를 당연시했던 더민주 내부에서는 의장 후보군이 이미 선거운동에 들어간 만큼 협상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이다.

18개 상임위원장직 배분 문제도 풀리지 않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각각 10석과 8석을 확보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이 각각 8석, 8석, 2석을 갖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여당이 최소한 상임위원장직 2석을 내놔야 하는 것이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저녁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받으려면 상임위원장 3개를 내놔야 하는데 ‘알토란같은 것들’이라면서 못 내놓고 있다”며 “게다가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이 자리 잡았다는 뉴스를 내보내려고 며칠간 (협상을) 보이콧한 것”이라고 했다. 더민주는 그동안 국회의장직과 운영위원장, 정무위원장을 여당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청와대를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운영위원회를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 모두발언에서 “(야당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원 구성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직을 내줄 경우 기획재정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정무위원장 중 1개를 양보할 수 있다며 협상카드를 제시했으나 더민주는 의장직을 내줄 수 없다며 거부한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2개 상임위원장직만 얻으면 된다는 입장이라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다. 현재 국민의당은 기재위원장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중 2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정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