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을 촉발한 대우조선해양이 100대 기업 중 시간당 감사보수를 가장 적게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져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6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2014년 말 매출액 기준 코스피 상장 상위 100개사가 지난해 지출한 감사보수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1만2845시간 감사를 받으면서 시간당 보수는 4만2507원만 사용했다. 100대 기업 평균인 7만8947원에 한참 못 미쳤다. 전체 감사보수 지출액도 5억4600여만원으로 평균 5억6900여만원에 미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시간당 감사보수는 2014년에는 7만7800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며 감사시간은 늘었지만 감사보수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시간당 보수가 추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의 감사시간은 1만2845시간이었고, 100대 기업의 평균 감사시간은 7385시간이었다. 시간당 보수를 가장 적게 쓴 기업은 대우조선해양, 오뚜기, SKC, 롯데쇼핑, 현대중공업 순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의 외부 감사인이었던 안진회계법인은 대우조선 손실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사실상 부실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회계법인과 기업의 유착관계가 부실회계로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면 회계업계에서는 감사를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기업들의 저가 낙찰 관행이 회계 투명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반박한다. 상장 기업들이 별다른 규제 없이 회계법인을 선택하다보니 회계법인이 ‘을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범죄는 기업이 앞장서 저질렀는데 피해자에 가까운 회계법인이 뭇매를 맞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청년공인회계사회 이총희 대표는 “원칙대로라면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최고재무책임자를 강력 처벌해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회계사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기업에 회계법인을 지정해 주는 지정감사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관련 내용을 담은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개정안이 2014년 발의됐지만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업계 반대에 부닥쳐 무산된 상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경제뉴스]
☞
☞
☞
☞
‘부실’ 대우조선, 시간당 감사 보수비 가장 싸
입력 2016-06-06 18:35 수정 2016-06-06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