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미국의 음료 제조사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반값 콜라’(사진)를 출시한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이마트는 ‘노브랜드’라는 자체 라벨(PL)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콜라’를 개발해 7일부터 전점에서 355㎖짜리 6캔을 2580원에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 노브랜드 콜라가 내세우는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타 브랜드 캔콜라보다 최대 49% 저렴하다. 6일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제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코카콜라의 경우 같은 용량이지만 50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펩시콜라는 같은 용량 24개입 가격이 1만2900원으로 동일 용량으로 환산하면 3225원이었다. 100㎖당 단위 가격은 코카콜라 239원, 펩시콜라 152원, 노브랜드 콜라 122원꼴로 노브랜드가 가장 저렴하다.
노브랜드 콜라는 글로벌 음료 전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조사인 미국 ‘코트’에서 생산됐다. 이마트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355㎖ 대용량 상품으로 제작했고, 직매입을 통해 중간단계 유통비용을 줄였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없다는 단어 뜻처럼 상표 대신 가격과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브랜드다. 지난해 4월 처음 선보이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브랜드라는 인식이 퍼졌고 노브랜드 감자칩과 초콜릿 등은 품귀 현상을 빚으며 동일 상품군 내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밖에도 버터쿠키, 티슈 등 식품·생활·잡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200개 이상 상품을 출시했다.
가격뿐 아니라 맛 역시 한국 소비자 취향을 겨냥했다. 이마트는 코트사가 보유한 다양한 콜라 베이스 중 천연 콜라 열매향을 추가로 배합할 것을 요청했다. 수차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콜라 맛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콜라 시장은 공략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콜라는 브랜드 충성도에 따른 구매가 이뤄지는 제품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이미 해태음료와 손잡고 ‘이마트 콜라’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하지만 국내 과점 구도를 깨기 힘들어 소용량(190㎖) 제품 위주로 판매해 왔다. 반응도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종 콜라’를 표방하며 1998년 등장했던 범양식품 ‘815콜라’ 역시 2004년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2014년 편의점 음료 제조 업체인 프로엠이 상표권을 임대해 815콜라를 다시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시장 반응은 조용하다.
쉽지 않은 콜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데는 이마트의 자신감이 반영됐다. 노브랜드가 1년여간 소비자들에게 가성비를 앞세워 브랜드 파워를 키워온 만큼 기호식품 카테고리 제품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진행한 노브랜드 콜라 시험 판매 결과 판매 4주 만에 준비 물량 24만캔이 동났다. 별도 광고나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시험 판매를 거쳐 반응이 좋지 않으면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번 콜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이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6월 말에는 사이다와 과일향 탄산음료 3종(포도·오렌지·파인애플)을 추가로 론칭해 ‘노브랜드 탄산음료’ 라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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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콜라 들고오는 이마트, 코카·펩시 ‘골리앗’에 도전장
입력 2016-06-0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