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 조코비치, 식이요법 효과 봤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새 역사

입력 2016-06-06 18:21 수정 2016-06-06 21:14
노박 조코비치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를 세트스코어 3대 1로 꺾은 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뉴시스

세계 남자 테니스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하며 테니스 새 역사를 썼다. 역대 8번째다.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남자선수로는 첫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 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2위·영국)에 3대 1(3-6 6-1 6-2 6-4)로 역전승했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6회)과 윔블던(3회), US오픈(2회)에서 우승을 경험한 조코비치는 그동안 프랑스오픈에서 세 번(2012년·2014년·2015년) 결승에 오르고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마침내 4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맛본 그는 프레드 페리(영국), 돈 버지(미국), 로드 레이버(호주), 로이 에머슨(호주), 안드레 애거시(미국),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에 이어 역대 8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 올해 호주오픈에서 연이어 우승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까지 정복하면서 해를 바꿔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름 하여 ‘노박 슬램’이다. 남자프로골프에서 2000∼2001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해를 바꿔 4연속 메이저 대회를 석권할 때 언론이 붙여준 ‘타이거 슬램’을 빗댄 말이다.

조코비치는 이제 같은 해 4대 메이저 우승(캘린더 그랜드슬램)이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1938년 돈 버지(미국)와 1962년,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등 세 번 밖에 없었다. 하드 코트, 클레이 코트, 잔디 코트 등 각기 다른 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를 한 해 석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내친 김에 8월 열리는 리우올림픽 금메달에도 도전한다. 같은 해 4대 그랜드슬램과 올림픽 금까지 딴 남자 테니스 선수는 없었다.

6년 전만해도 조코비치는 약골이었다. 체력소모가 심한 경기에서 그는 늘상 메디컬 타임을 불렀다.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에 만성 천식으로 호흡곤란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를 바꾼 건 2주간의 식이요법이었다. 고향의 영양학자 이고르 체토예비치 박사가 권한 글루텐(밀가루에서 나오는 단백질) 섭취 금지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단 2주간 피자, 빵을 금한 뒤 4㎏이 줄었을 뿐인데 그의 몸은 이제까지와 달라졌다. 더 이상 피곤하지 않았고 경기 중 호흡곤란도 사라진 것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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