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6년 주기 우승 보라”
프랑스는 유로 1984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토록 염원했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우승을 이끈 선수는 ‘중원 장군’ 미셸 플라티니였다. 메이저 대회 징크스를 깬 프랑스는 마침내 라이벌이었던 독일 잉글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16년 뒤 열린 유로 2000에서 두 번째 ‘앙리 들로네(유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엔 걸출한 중앙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이 ‘아트 사커’를 지휘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는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열린다. 일각에서는 ‘16년 주기 우승’을 근거로 뢰블레 군단(프랑스 대표팀 애칭)이 이번에 세 번째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디디에 데샹(48) 감독이 이끄는 현재 프랑스 대표팀이 우승에 근접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대 강점은 막강한 포워드진이다. 최근 유럽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앙투안 그리즈만(25·아틀레티코 마드리그)과 올리비에 지루(30·아스날), 앙토니 마르시알(21·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디미트리 파예(29·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폭발력 있는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다만 지난해 성관계 동영상으로 대표팀 동료 마티유 발부에나(32·올리피크 리옹)을 협박한 카림 벤제마(29·레알 마드리드)의 합류가 불발돼 전력이 약해진 것은 악재다. 또 노후한 풀백도 약점으로 꼽힌다.
폴 포그바(23유벤투스)와 은골로 캉테(25·레스터시티) 등이 중심이 된 중원과 파트리스 에브라(35·유벤투스)이 이끄는 수비진도 유럽 정상권으로 꼽힌다. 특히 포그바는 1984년 플라티니, 2000년 지단의 역할을 할 중앙 미드필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포그바는 지난 2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메이저 대회 2연패 도전”
독일은 사상 두 번째 메이저 대회 2연패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로 1972를 제패한 독일은 여세를 몰아 1974 서독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독일은 요아힘 뢰브(56) 감독 체체로 치른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전차 군단’이라는 애칭과 어울리지 않게 현재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창조적인 패스 게임을 구사하는 독일은 42년 만에 대업을 이룰 적기를 맞았다며 기대에 들떠 있다.
독일의 최대 무기는 탄탄한 미드필더진이다. 토마스 뮐러(27)와 마리오 괴체(24·이상 바이에른 뮌헨), 메수트 외질(28·아스날), 토니 크로스(26·레알 마드리드) 등은 최고의 조합은 자랑한다. 백업이 탄탄한 것도 독일의 장점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가 빠지거나 부진하면 큰 타격을 받는 포르투갈과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독일은 현재 최강의 전력이라고 할 순 없다.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38·라치오)의 대표팀 은퇴로 최전방이 약해졌고, 수비수 필립 람(33·바이에른 뮌헨)의 공백으로 포백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독일은 조별 예선에서 조 1위 팀들 중 체코와 함께 2패를 당했다. D조 2위 폴란드와의 골득실 차는 8골이었지만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했다.
독일에서 주목할 선수는 뮐러다. 그는 두 번의 월드컵에 출전해 13경기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선 9경기에 나서 9골을 터뜨렸다. 그는 스트라이커, 가짜 9번, 공격형 미드필더, 윙 포워드 등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스페인 “3연패 달성해 명예회복”
‘무적함대’ 스페인은 2008, 2012년 대회에 이어 3연패에 도전한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한 스페인은 명예회복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비센테 델 보스케(66)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엔 매우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이기는 축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역대 가장 많은 우승 횟수(4회) 보유국이 된다.
스페인은 조별예선 C조에서 9승 1패로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올랐다. 그 한 번의 패배가 보약이 됐다. 2014년 9월 안방에서 마케도니아를 상대로 5대 1 대승을 거둔 스페인은 그해 9월 슬로바키아 원정에서 충격의 1대 2 패배를 당했다. 당시만 해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 분위기는 심각했다. 전열을 정비한 스페인은 남은 8경기에서 전승,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쳐 보였다. 세르히오 라모스(30·레알 마드리드)와 헤라르드 피케(29·FC 바르셀로나) 등이 버틴 중앙 수비가 견고했던 덕분이다. 약한 득점력은 보스케 감독의 고민거리다.
스페인은 대회 조별예선에서 다크호스들을 만난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만날 체코는 유럽 동구권 축구를 대표하는 강자다. 체코는 끈끈한 조직력으로 스타 없이도 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스페인이 체코전에서 무너진다면 브라질월드컵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크로아티아와 터키도 조별예선을 통과해도 이변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스페인의 명예회복을 이끌 선수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2·FC 바르셀로나)를 꼽을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스페인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꿰어 주는 선수가 바로 이니에스타다. 그는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 결승전,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스타플레이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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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