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오늘, 당신의 눈은 건강하십니까

입력 2016-06-06 18:36 수정 2016-06-06 21:02

어떤 수도사가 여행 중에 우연히 보석을 발견해 갖고 다녔습니다. 하루는 한 여행자와 동행하게 됐는데 그가 보석을 본 뒤 달라고 했습니다. 수도사는 기꺼이 그에게 보석을 내줬습니다. 값비싼 보석을 얻은 여행자는 기뻐하며 자기 길을 갔습니다. 며칠 후 여행자가 다시 수도사를 찾아와 보석을 돌려주며 말했습니다. “이 보석보다 더 귀한 것을 얻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당신을 이런 보석도 선뜻 내놓을 수 있게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마 13:45∼46)

이 말씀에서 중요한 것은 우선 좋은 진주를 볼 줄 아는 눈입니다. 영원한 가치는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마음이 어두우면 세상이 어둡게 보이지만,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하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마 5:8).

신앙생활이란 가장 귀한 것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던 눈을 뜨는 것입니다. 눈을 뜨면 그때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세상은 보는 것만 믿으라 강요하고, 보는 것이 전부라고 협박합니다. 하지만 보는 것을 믿을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눈을 감을 때 비로소 하늘의 비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가치를 볼 줄 아는 눈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앎’이 ‘삶’이 되지 않는 한, 가치를 볼 줄 알고 깨달았다 할지라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헌신이란 내가 발견한 가치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오직 그것만을 바라보겠다는 결단입니다.

삶이란 무엇을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할 것을 버리는 것임을 우리는 뒤늦게 깨닫습니다. 버리고 또 버려서 마지막에 남는 그 한 가지, 그 단 하나를 위해 내 삶 전체를 버릴 수 있는 삶. 그것이 인생이고 믿음입니다.

사람에게는 네 가지 눈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육안(肉眼)입니다. 말 그대로 육신의 눈입니다. 그 다음은 혜안(慧眼)입니다. 지식을 통해 얻게 되는 일종의 통찰력 같은 것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이 오히려 눈을 가릴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심안(心眼)입니다. 욕심과 질투에 눈이 어두운 사람, 잘못된 경험에 집착하는 사람은 바른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마음의 눈은 건강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눈이 더 열려야 합니다. 바로 영안(靈眼)입니다. 오직 하나님 앞에서만 온전히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의 눈은 건강하십니까. 세상에는 낮아져야만 보이는 것이 있고, 깨어져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내 눈이 좋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빛이 있어서 보는 것입니다. 겸손히 주님 앞에 무릎 꿇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내 눈의 비늘을 벗겨 주십니다. 그 눈이 열렸다면 이제 발견한 그 가치를 위해 헌신하십시오. 보았다는 것에 만족하는 신앙이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해 아낌없이 나를 던지는 삶. 이것이 생명의 길입니다.

김성철 목사 (서울 영성교회)

◇약력=△감리교신학대학원 졸업

△2005년 서울 영성교회 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