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목회자포럼 대표회장 취임한 김경문 목사 “교회는 교회다워지고 성도는 성화되는 데 힘써야”

입력 2016-06-06 20:24
국민일보목회자포럼 신임 대표회장 김경문 목사는 지난 3일 “인공지능시대 한국교회의 역할, 중소형교회의 성장방안 모색 등 시대적 사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천=강민석 선임기자

“지금 한국교회는 ‘부흥운동’이 아니라 ‘쇄신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지난 3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순복음중동교회에서 만난 김경문 목사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것으로 연합과 개혁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언론인 출신답게 냉정한 시선으로 한국교회 문제점을 진단해온 그는 지난달 19일 국민일보목회자포럼 대표회장에 선임됐다.

김 목사는 “특정인을 위한 세미나, 또 하나의 포럼이 아니라 한국교회 위기를 극복하고 차세대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세워가는 게 목표”라며 “배울 게 있는 포럼, 배울 게 있는 공동체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 자신도 목회자포럼을 통해 배우고 경험을 나누며 충분히 소통할 생각이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모인 목회자그룹인 만큼 연합사역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성부와 성자 성령이 하나인 것처럼 예수님은 하나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연합은 예수님의 명령이고 정신입니다. 분열과 분쟁은 지탄의 대상일 뿐입니다.”

김 목사는 특히 교계 단체들의 난립, 분열된 채 드리는 부활절연합예배, 개교회 분쟁 등을 질타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됨의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면 목회자의 메시지가 무슨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개인의 이기심과 집단 이기주의, 기득권을 버려야 합니다. 예수님이라는 공통분모만 생각하면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부활절연합예배를 하나로 드린다면 이는 곧 한국교회 연합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그럼 하나 됨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 목사는 끊임없는 개혁과 갱신을 주문했다. 이는 교회뿐 아니라 성도들도 마찬가지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개혁은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땅의 교회는 중단 없이 개혁을 하는 게 맞습니다. 완성의 모형은 천국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교회에 오면 다 완성되는 줄 알아요. 우리는 모두 세속에 물들어 있고 흠이 많기 때문에 교회에 와서 성화되고 늘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목사라고 다 완성품일까요. 목사도 계속 성화되고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교회는 교회다워지는 데 힘쓰고, 성도는 성화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 곧 쇄신운동이고 한국교회가 힘써야 할 일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목사는 3대째 믿음의 가문에서 성장했지만 원래 목회자를 서원했던 건 아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전국기독교청년연합회에서 홍보 신문을 만든 일을 계기로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신앙계’ 책임자로 옮겨왔다. 그때가 1970년대 말이다. 문서선교 사역에 소명을 갖게 되는 그는 신학을 공부했다. 1988년 국민일보 창간과 함께 7년여 동안 출판국장을 지내며 국민일보와도 깊은 관계를 이어갔다.

그는 “국민일보 구성원만큼은 하나님의 소명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며 “어두운 기사보다는 밝은 내용을,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긍정을 위한 비판을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순복음영산신학원 학장, 순복음영성훈련원장, 한세대 기획실장, 영산목회자선교회 회장 등을 역임한 김 목사는 2008년 10월 순복음중동교회에 부임했다. 교회가 이듬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독립해 2010년 1월 당회장에 취임했다.

교회학교 어린이들을 포함, 재적 성도 1만 명의 열매를 맺기까지 김 목사가 한결같이 강조한 게 있다. 교회에서의 ‘성도다움’이다. 성령운동, 성령열매, 겸손과 덕이라는 그의 목회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성도가 교회에 열심히 나와 금식기도하고 찬양하는 것 다 좋아요. 하지만 그런 모습을 성령충만하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성령충만은 열매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신앙생활을 잘 해도 열매가 없으면 가짜입니다. 교회에서 열매를 맺으려면 낮아지고 겸손해져야 합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먼저 대접해야 합니다. ‘먼저’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이 ‘성도다움’ 입니다.”

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를 통한 선교사역과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김 목사의 최대 관심사는 다음세대다. 지난 4월엔 부기총 소속 목회자 등과 함께 필리핀 민도르섬 아나폴라 초·고등학교 졸업식 참석차 다녀왔다.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생각을 어떻게 심어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꿈 희망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의 영적 세계입니다. 안 보인다고 없는 게 아니잖아요. 이것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예수님의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자신들의 땅을 일으켜 세우고 변화시킬 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부천=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