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 주민 3명 구속… 사전 공모 수사

전남의 한 섬에서 마을 주민들이 여교사를 학교 관사에서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구속하고 이들이 범행을 사전에 공모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5일 초등학교 여교사를 관사에서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학부모 박모(49)씨와 김모(39)씨, 주민 이모(34)씨 등 3명을 전날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1일 밤 11시쯤부터 다음 날 새벽 1시30분 사이 모 초등학교 관사에서 20대 여교사를 순차적으로 성폭행하고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7시쯤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는 여교사를 발견하자 이씨를 불러 함께 만취하도록 술을 먹였다. 이어 여교사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2㎞ 떨어진 관사로 바래다준 뒤 성추행한 혐의다.

2∼3분 뒤 자가용으로 박씨의 뒤를 따르던 이씨는 박씨가 관사에서 나가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여교사 방으로 들어가 성폭행했다.

김씨는 이씨가 범행을 저지르고 떠난 자정부터 1시간쯤 뒤 “교사에게 무슨 일이 있을 수 있으니 가서 챙겨보라”는 박씨의 전화를 받고 관사에 도착한 뒤 추가 성폭행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박씨 등이 범행을 사전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보강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해자 3명이 시차를 두고 마을과 동떨어진 관사를 찾아 1대 1 상황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점, 범행 전후로 서로 전화를 주고받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술자리에 차례로 동참한 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교사에게 수차례 술을 권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정신을 잃게 만든 점, 술자리 중간 중간 식당을 들락거리며 서로 무언가 대화를 나눈 사실도 미심쩍게 판단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20대 여교사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교육부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총은 “사건이 일어난 관사는 주말에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범죄에 취약한 실정인데도 CCTV나 경비인력 등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었다”며 “관계당국에서는 도서벽지 및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 관사에 대한 실태조사와 관사 거주 교원에 대한 안전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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